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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네이버 ‘고용창출 우수기업’ 이유로 5년간 근로감독 ‘0’

등록 2021-06-08 04:59수정 2021-06-08 07:05

같은 기간 넷마블, 카카오 등은 잇단 감독
“직원 사망 이르기까지 감독기관 손 놓아”
류호정 의원 “IT업계 일제 점검해야”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 앞에서 열린 ‘동료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동조합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조합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 앞에서 열린 ‘동료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동조합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조합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이버가 ‘고용창출 우수기업’이라는 이유로 최근 5년간 고용노동부로부터 근로감독을 한 차례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한 직원이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노동환경과 관련한 누적된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는데, 그동안 감독 당국이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겨레>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고용노동부의 ‘최근 5년간 근로감독 현황 및 결과’ 자료를 보면, 고용노동부가 네이버에 대해 지난 2016년 이후 5년 동안 근로감독을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근로감독은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규 위반 소지가 큰 기업을 대상으로 지방노동청이 사법권을 가진 감독관을 파견해 노동환경을 점검하는 제도다. 임금체불, 주 52시간 노동제 준수 여부 등은 물론 직장 내 괴롭힌 실태 등도 적발해 검찰 송치까지 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네이버가 장기간 근로감독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 “2016년부터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정기감독이 면제됐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6년 3월 ‘임금피크제’, ‘시간선택제 일자리’ 등 당시 정부가 추진하던 ‘노동개혁’ 정책들을 잘 이행한 기업들을 고용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하고, 3년간 정기근로감독을 면제했다. 고용노동부는 류호정 의원실에 서면으로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그간 산재 취약 업종인 건설현장 및 산재 다발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감독을 실시했다”며 “네이버의 경우 산재다발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가 고용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기업들에 대해 모두 ‘근로감독 면제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정기 근로 감독을 면제하더라도 수시·특별근로감독 등을 통해 노동실태를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집무규정’은 ‘제보, 언론보도 등을 통해 노동관계법령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거나, 근로감독 청원 등이 접수되어 사업장 감독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업장’ 등에 대해서는 수시감독에 나설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넷마블게임즈의 경우 네이버와 같은 해 우수기업에 뽑혔지만 지난 2017년 넷마블의 다른 계열사들과 함께 강도 높은 특별근로감독을 받아, 법정 연장근로 한도 초과 등의 문제가 대거 적발됐다.

정보기술(IT) 업계의 다른 회사들에 대한 근로감독도 꾸준히 이뤄져 왔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 2019년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의 정기감독에서 근로기준법 상 야간·휴일근무 제한 규정 등을 위반해 시정 지시를 받은 데 이어, 올해 수시감독에서도 6개 항목이 적발됐다. 반면 네이버는 지난해 급여 미지급 신고가 한 차례 있었으나, 신고인이 추가진술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사가 종결된 뒤 추가적인 감독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고용노동부가 네이버에 대해 ‘밀린 감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회사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7일 네이버 노동조합인 ‘공동성명’은 최근 사망한 직원 부서의 노동환경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반영해 성남지청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다. 류호정 의원은 “근로감독을 (수년동안) 면제받으면서 네이버가 인사노무관리를 느슨하게 해 왔을 수도 있다”며 “고용노동부가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해 IT·게임업계 전반에 대한 장시간 노동실태와 임금체불 등에 대해 일제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바로가기 : “팀원 이직시 죽는다” 협박…네이버 직원은 세상을 등졌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98313.html?_fr=m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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