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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졸속운영 자인? 여가부 폐지안 마련할 전략추진단 사무실 ‘철거’

등록 2022-09-05 16:03수정 2022-09-05 17:28

부처 존폐 포함 개편안 논의 위해 출범
향후 업무 남았는데 81일만에 사무실 철거
단장 포함 3명 조직, 밀실 운영 지적도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18층에 위치한 여성가족부 전략추진단 사무실에서 철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주빈 기자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18층에 위치한 여성가족부 전략추진단 사무실에서 철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주빈 기자
여성가족부 폐지안 마련을 위해 여가부 내에 꾸려진 ‘전략추진단’의 사무실이 철거 중인 사실이 5일 확인됐다. 지난 6월17일 출범한 지 81일 만이다. 여가부 폐지를 둘러싼 전문가 간담회와 부처 협의 등 업무가 남아 있는데도 사무실을 철거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비정상적 운영을 자인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8층 여성가족부 전략추진단 사무실은 철거에 들어갔다. 철거 작업을 하는 외부업체 직원들은 사무실 내 가림막 등을 해체하고, 짐수레로 집기들을 옮겼다. 사무실 책상 위에는 관련 서류가 남김없이 치워져 있었고, 전략추진단원 3명 모두 자리에 없었다. 철거작업을 하던 한 직원은 “여기 아무도 없다. 철거 중”이라며 “원래 문이 잠겨 있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와서 다 정리하고 있다. 아무도 없다”고 했다.

여가부는 지난 2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전략추진단의 향후 계획으로 △여가부 폐지 관련 전문가 등 간담회 실시 △정부조직법 개정 관련 행정안전부 협의 등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여가부 관계자는 “전략추진단(의 여가부 폐지) 안이 나온 것은 아니고 행안부와 일정을 맞춰서 협의를 시작할 예정”라고 밝혔다. 전략추진단의 업무와 일정이 남았는데도 여가부는 사무실을 철거한 것이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18층에 위치한 여성가족부 전략추진단 사무실. 이주빈 기자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18층에 위치한 여성가족부 전략추진단 사무실. 이주빈 기자
지난 6월17일 출범한 여가부 전략추진단의 ‘졸속 운영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여가부는 존폐를 포함한 부처 개편 구상안 마련이라는 중대 업무를 단장 포함 3명뿐인 초미니 조직에 부여했다. 그마저 단원 3명 가운데 2명은 ‘겸임’이다. 황윤정 전략추진단장은 여가부 기획조정실장을, 장유남 팀장은 혁신행정담당관 과장을 맡고 있다. 출범 두 달만인 지난 8월11일에는 단장이 한 차례 바뀌었다. 그러나 여가부는 이 사실을 언론 등에 따로 알리지 않았다.

전략추진단의 ‘밀실 운영’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추진단은 6월21일부터 8월8일까지 장관 주재 외부 전문가 간담회를 5차례 진행하면서, 회의록을 남기지 않았다. 전략추진단장이 주재한 2차례의 내부 직원 간담회 역시 회의록은 없었다. 부처 폐지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중요한 회의인데도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이다.

사무실 철거에 대한 여가부의 설명은 전략추진단 졸속 운영 실태를 드러낸다. 황윤정 단장은 이날 사무실 철거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황 단장의 전략추진단에 대한 업무 관여도가 낮은 걸 드러내는 대목이다. 황 단장은 이날 오후 <한겨레>가 사무실 철거 이유를 묻자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장유남 전략추진단 팀장(혁신행정담당관 과장 겸임)은 “사무실 철거가 아니라 이전”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전략추진단 팀장, 팀원이 혁신행정담당관실에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업무 편의상 여기(담당관실)에 (전략추진단) 사무실이 있는 게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혁신행정담당관실 내 별도의 전략추진단 공간을 조성해 두었냐는 물음에는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여가부 개편안을 마련할 조직이라면서도 별도의 공간조차 없는 사실상 이름만 내건 기구로 전락한 모양새다. 여가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황윤정 단장과 장유남 팀장이 겸임이고, 나머지 직원 1명도 기존 소속 부서에 자리가 있어 별도 공간이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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