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이용주 의원.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31일 매주 수요일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시위에 참석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대표의 외모를 품평하는 발언을 해 성희롱 논란이 일고 있다.
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시태그 ‘Metoo’를 붙인 뒤 “이 의원이 나에게
‘1년 새 팍 늙어버렸네요. 팩을 하나 사다드려야겠네요’라고 말했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29일 현직 검사인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8년 전 법무부 핵심 간부인 안태근 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공개적으로 폭로하며 Metoo 태그를 단 데 이어, 시민단체 활동가인 윤 대표 역시 ‘미투(나도 당했다)’에 동참한 것이다. 이날 윤 대표에게 외모 품평 발언을 한 이용주 의원은 검사 출신이다.
윤 대표는 이날 1320차 정기 수요시위에 민주평화당 의원들과 창당준비위원들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표는 “이용주 의원이 정대협 지면에 실린 내 사진을 보더니 ‘이 사진이 언제 찍은 사진이에요?’라고 물었다”며 “그래서 작년 활동사진이라고 답했더니, 내 얼굴 한번 보고 신문 속 내 사진 한번 보더니 ‘1년 새 팍 늙어버렸네요. 팩을 하나 사다드려야겠네요’라고 말했다. 수요시위 참가자들을 챙기고, 실무적인 문제를 챙기느라 바쁜 나를 불러 처음 만난 내게 던진 첫 마디였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이 의원의 행동이 ‘폭력적’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엔지오(NGO) 대표에게 던진 이 한마디, 이건 과히 폭력적이다. 그것도 고등학생들이 옆에서 지켜보고 듣고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창당위원들이 소개가 끝나고 난 뒤 바로 수요시위 현장을 떠났다는 점도 지적했다. 윤 대표는 “사회를 맡은 학생이 가장 먼저 민주평화당 창당위원회 분들을 소개했다. 그런데 소개를 받고 중간에 한꺼번에 자리를 떠버린다. 시위가 끝나면 찾아가서 내게 던졌던 그 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항의하려고 했다”며 “끝까지 환호하고 눈물도 흘리고 구호도 외치며 진지하게 시위에 참석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정치인들을 오늘도 보아버렸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자 이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대협 (신문에) 그런 사진이 있고, 같은 사진이라는데 나이가 들어 보이니 얼마나 고생하셨나 그런 식으로 말했는데 그렇게 느꼈다면 제가 잘못한 것”이라며 “그 분이 그렇게 생각했다면 제가 사과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도로 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의원은 30일 <티비에스>(tbs)라디오에 출연해 검찰 내 성추행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를 언급하며 “위계문화가 성적인 폭력, 성희롱에 둔감한 조직문화와 결합 되서 증폭이 된다”며 “검찰에 성희롱이라든지 성폭력을 좀더 가볍게 생각하는 그런 문화가 있는데 그런 것들이 상급자에 의해서 저질러졌을 때, 거기에 대해서 누가 나서서 제지하지 못하는 그런 문화가 또 있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황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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