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영애(65)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배우자의 예금이 지난 13년 사이 18억원 가까이 늘었다. 정 후보자가 이번에 신고한 본인과 가족 재산은 40억여원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24일로 잡혔다.
정 후보자와 배우자는 모두 40억5058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면, 정 후보자의 재산 내역은 예금 12억307만원, 증권 984만원을 포함해 12억1291만원이다. 배우자인 강희경 충북대 교수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아파트(104.5㎡) 10억4300만원, 예금 16억5334만원, 증권 1억2030만원, 자동차 2103만원 등 28억3767만원을 신고했다. 정 후보자의 어머니는 타인 부양을 이유로, 첫째 딸은 독립생계를 이유로 각각 고지를 거부했다. 결혼한 둘째 딸은 고지 대상자가 아니다.
정 후보자가 2007년 말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 재직시 신고한 재산 내역을 보면, 당시 정 후보자와 배우자의 합계 재산은 15억여원이었다. 이번 신고 재산과 비교하면 13년 새 25억원이 늘었다.
늘어난 재산의 상당부분은 예금이다. 두 사람의 예금은 10억7300만원에서 28억5641만원으로 17억8000만원가량 증가했다. 1988년 구입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아파트값은 2007년 3억7600만원에서 10억4300만원(2020년 공시가격)으로 3배가까이 올랐다. 정 후보자 쪽은 예금 등 부부의 재산에 대해 “후보자와 배우자가 최근 퇴직해 퇴직수당, 퇴직연금 등을 받았다. 배우자는 40여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며 교수직 급여 저축 등을 통해 형성한 재산”이라고 했다. 정 후보자는 2006년부터 지난 8월까지 서울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로 있었다. 2017년부터는 부총장도 맡았다.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24일 열린다. 국회는 임명동의안(대통령이 국회 동의를 얻기 위해 제출하는 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그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관계자는 10일 “다른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해 여당과 야당 간사 협의를 거쳐 24일로 정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24일 국회 여가위에 출석해 정책 현안과 재산 형성과정 등 고위공직자로서의 역량과 도덕성을 검증받을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은 정 후보자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하며 “다년간 여성·가족 문제 등에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호주제 폐지, 저출산 문제 극복 등 여성인권 향상과 가족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 왔다. 국내 여성학 박사 1호 출신으로, 오랜 기간 학계·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면서 성평등 사회실현을 위한 기여와 탁월한 전문성을 겸비했다”고 지명 사유를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화여대에서 여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8년 충북도청 여성정책관, 2007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 등의 공직을 거쳤다. 한국여성학회장(2010~11년), 한국여성민우회 이사(2011~17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2017~19년), 한국여성재단 이사(2020년 5월~)를 역임했다. 저서로 <가족과 젠더> <나의 페미니즘 레시피> <가족철학:남성철학과 여성경험의 만남> <한국시민사회의 변동과 사회문제> <대통령 없이 일하기> <또 하나의 나무> 등이 있다.
김미향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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