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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페미니즘 올인 때문에 선거 패배’…여가부 장관 답변은?

등록 2021-04-14 16:41수정 2021-04-14 18:22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 가진 정영애 장관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관련 책 출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인정한 사실에 대해 글과 언행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14일 서울 중구 프렌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가 쓴 <비극의 탄생>이 2차 가해인지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책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사실상 부정하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정 장관은 “무엇보다 피해자분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 기자회견을 하면서 책 발간에 대한 입장을 물었을 때 인권위에서 다 인정한 사실을 (부정하는 내용을)담고 있어서 정말 힘들다고 언급한 것을 보았다. 피해자가 일상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모든 사회 구성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여성주의 운동에 올인한 탓에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에서 졌다”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캠프 뉴미디어본부장)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정 장관은 “투표는 복합적 요인에 의해서 하는 것이지만 그런 요인도 있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여성은 여성대로 이 사회가 불평등하다고 생각하고, 남성은 남성대로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남성과 여성은) 대립적이거나 제로섬 관계가 아니라 서로 윈윈 할 수 있다. 한 쪽이 불평등하거나 차별받았을 때 존엄이나 존중이 훼손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며, 그런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성인지교육 동영상(‘잠재적 가해자의 시민적 의무’)에 대해서는 “보다 다양하고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2월 공개된 이 동영상을 두고 최근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취급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정 장관은 “성인지교육은 교육을 받는 사람이 어떤 의식이나 태도를 갖고 있는지 다양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좋은 의도로 교육하더라도, 교육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잘못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다양하고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가해자가 남성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남성·여성이라는 생물학적 프레임으로 (성범죄를) 구분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고, 오히려 이 문제는 생물학적 성의 문제라기 보다는 권력관계와 연결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발적 비혼모’인 방송인 사유리의 TV 출연을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있었다. 정 장관은 비혼 출산에 너그러워진 사회 인식 조사(48.3% 수용)를 인용하면서 “비혼모 출산에 대한 수용성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는 등 의식은 변화하고 있다고 보이는데, 기존 가족에 대한 관념이 공고해서 차별을 줄여나가는 게 쉽지는 않다. 개인의 선택은 존중되어야 하고, 현실 변화를 미처 따라가지 못한 법이나 제도는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최윤아 임재우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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