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청소년이 범죄때문에 느끼는 불안감은 코로나19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여성 청소년이 느끼는 스트레스와 우울감도 남성 청소년보다 높았다.
여성가족부는 25일 ‘2021 청소년 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통계는 여가부와 통계청이 각 부처의 청소년 관련 통계를 종합하고 재분류해 발표한 것이다.
‘사회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느냐’를 묻는 질문에 청소년(13∼24살)의 38.1%가 안전하다고 답했다. 남성 청소년은 44.4%가, 여성 청소년은 31.9%가 안전하다고 응답했다.
‘우리사회 주된 불안 요인’으로는 신종질병(32.2%), 범죄 발생(22.6%) 경제적 위험(10.1%) 등을 꼽았다. 성별을 나눠보면 남녀 청소년이 불안함을 느끼는 요소에는 차이가 있었다. 여성의 경우 범죄(32.3%)를 신종질병(32.9%)과 비슷한 수준의 위협으로 인지하는 반면, 남성은 범죄(12.9%)에 느끼는 불안감이 신종질병(31.4%)에 비해 크게 낮았다. 대신 남성 청소년은 경제적 위협(12.8%), 국가 안보(12.7%)를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중·고등학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34.2%였다. 응답자 열명 중 서너명은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낀다’고 답했다. 여성 청소년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40.7%로 남성(28.1%)보다 높았고, 우울감 경험률(최근 1년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응답한 비율)도 여성(30.7%)이 남성(20.1%)에 비해 높았다.
2019년 청소년(9∼24살) 사망자수는 1953명이었다. 사망 원인으로는 고의적 자해(자살)이 876건으로 가장 많았고, 안전사고(367건)와 암(226건)으로 인한 사망이 뒤를 이었다. 자살은 지난 2011년부터 내내 청소년 사망 원인 1위였다. 청소년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011년 8.9명에서 2015년 7.2명까지 하락했으나, 2019년 9.9명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학교생활 만족도는 떨어졌지만 가정생활 만족도는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9∼24살)에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가족관계 △친구관계 △학교생활 △사회에 대한 신뢰 △진로 및 취업에 대한 전망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물었더니, 가족관계를 제외한 나머지 네 항목에 대해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보다 높았다. 반대로 가족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답한 비율은 22.1%로 ‘부정적으로 변했다’(9.6%)보다 높았다. 또 응답자의 46%는 코로나19로 인해 학업 스트레스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10대 청소년(초등 4학년~고교 3학년)의 97.1%가 ‘남자와 여자는 모든 면에서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인식에 동의했다. 성평등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지난 2014년 59%에서 2017년 66.7%, 2020년 74.2%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남녀는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명제에 ‘그렇다’, ‘매우 그렇다’고 답한 남성 청소년은 2014년 90.7%에서 지난해 95.6%로 4.9%포인트, 여성 청소년은 2014년 96.4%에서 지난해 98.7%로 2.3%포인트 늘었다.
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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