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QM3, 미니 컨트리맨, 주크
[ESC]
레저용·남성 선호
통념 깨는
소형 SUV 시장 기지개
레저용·남성 선호
통념 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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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실용차(SUV)는 지금 다이어트중이다. 올해 하반기 출시될 르노삼성 자동차의 ‘큐엠3’(QM3)를 보면 성형 수준의 다이어트다. 같은 회사에서 2007년 나왔던 스포츠실용차 큐엠5와 같은 라인이지만 사뭇 다른 모양이다.
단순히 크기만 줄어든 것이 아니다. 직선을 강조했던 큐엠5가 정장 옷차림 느낌이었다면, 곡선을 한껏 강조하고 다양한 색을 얹은 큐엠3는 캐주얼 복장을 닮았다. 차의 몸체와 윗부분의 색을 다르게 한 때문이기도 하다. 파격적인 디자인 덕분에 지난 7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열렸던 2013 서울모터쇼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되어 ‘베스트카’로 선정되기도 했다. 모터쇼에 나온 큐엠3는 검은색 몸체에 흰색 지붕, 오렌지색과 흰색의 두 색상이 조합된 차다. 큐엠3는 프랑스에서는 예약판매가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아직 한국에 판매될 차의 구체적인 성능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두가지 색 조합과 준중형 수준의 배기량은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같은 기종 차량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자동차 전문지 <글로벌오토뉴스>의 채영석 국장은 “볼륨감을 강조한 디자인의 임팩트가 생각보다 컸다. 젊은층의 호응이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올해는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콤팩트 스포츠실용차’의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 자동차 시장은 미국과 흡사한 점이 많은데, 대형 자동차 시장 위주였던 미국에서 소형 스포츠실용차가 유행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저널리스트 신동헌씨는 “큐엠3급의 스포츠실용차가 세계적으로 유행이다. 미국 여자 운전자들에게서 시작된 유행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험한 길을 달리는 지프차를 대신하는 게 아니라 도시에서 타는 차 중에 공간이 넓고 운전하기 편한 차로 선택한다는 뜻이다. 그 전에는 왜건으로 아이들을 싣고 다니던 주부들도 소형 스포츠실용차로 갈아타고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 출시 앞둔
르노삼성 QM3
베엠베 미니 팬층 겨냥
감각적 디자인으로 승부
트랙스·주크 등도 도전장
신씨는 또 “대형 스포츠실용차는 높아서 치마를 입고 타고 내리기가 불편하고, 세단은 바닥으로 미끄러져서 역시 편하지 않은데, 소형 스포츠실용차는 치마를 입었을 때도 다리를 숨기거나 옆으로 엉덩이만 미끄러뜨리면 되니까 스포츠실용차에 대한 통념과 달리 여자들에게 맞는 차”라고 했다. 어쨌든 지금 운전자들은 여행을 가기 위해 스포츠실용차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서 혼자서 탈 수 있는 작은 스포츠실용차를 찾는다는 분석이다.
같은 서울모터쇼에서 전시한 베엠베(BMW)의 ‘미니’ 코너에서도 역시 소형 스포츠실용차 ‘쿠퍼 컨트리맨’에 관람객들이 몰렸다. 미니에서 처음으로 낸 스포츠실용차로 크기는 줄였지만 2.0ℓ 디젤 엔진을 장착해 힘을 키웠단다. 미니 특유의 디자인으로 아담해 보이지만 실은 4m가 넘는 짧지 않은 길이다. 모터쇼에서 본 컨트리맨은 얼핏 보기엔 튜닝카를 닮았다. 세단, 스포츠실용차의 특징을 조합한 소형 스포츠실용차들은 순정 자동차면서도 튜닝한 듯한 느낌을 낸다. 여자 모델들이 대부분인 모터쇼에서 남자 모델들을 세워 여자 운전자들을 공략하는 것도 특이하다. 르노삼성이 지붕과 몸체의 색상을 달리해 ‘미니 컨트리맨’ 같은 느낌을 주는 큐엠3를 낸 것도 미니를 선호하는 젊은 여자 운전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채영석 국장은 “미니는 브랜드 정체성이 워낙 강해서 소비자들은 미니를 사는 거지 소형 스포츠실용차를 산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큐엠3는 미니처럼 강한 인상을 심는 대신 한국 시장에서 더 보편적인 스타일로 승부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 국장은 동시에 “기존 일본 자동차 문화에서는 나올 수 없는 소형 스포츠실용차를 내놓은 닛산의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고도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한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닛산의 ‘주크’도 기존 닛산 자동차와는 사뭇 다르다. 21인치 바퀴를 달아 높이는 높였지만 곡선이 흐르는 디자인으로 아담해 보인다. 뒷문 손잡이를 숨겨 스포츠 쿠페 느낌을 살렸다. 기름값이 치솟고 자동차 시장은 과포화다. <오토타임즈> 강호영 대표는 “여성 운전자를 노리고 시장을 세분화하는 일에 회사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고 전한다. 한 모델로 시장을 휩쓸기보다는 모델을 다양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연비를 높이고 자동차 크기를 줄이는 것은 기본이다.
앞서 2월에는 한국지엠에서 지프차를 줄여놓은 듯한 모양의 ‘쉐보레 트랙스’를 내놓았다. 강 대표는 “트랙스는 기존 스포츠실용차를 축소한 형태고, 주크는 모양은 여성적인데 5600rpm에 달하는 출력은 남성적이다. 큐엠3는 퓨전화된 모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스포츠실용차를 사고 싶었던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 열리고 있는데 결국 문제는 가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집처럼 차도 크기에 대한 반성이 시작됐다. 종의 다양화도 무르익었다. ‘세단 사랑’이 깊었던 한국인들이 작은 스포츠실용차로 갈아타게 될까?
채영석 국장은 “보수적인 한국 취향에서 모든 차의 경쟁 상대는 아반떼다. 장기적으론 분명 다목적차량으로 다양화될 텐데 소비자들이 자신의 개성을 쫓는 시장으로 바뀌는 것이 언제일지 나도 궁금하다”고 했다.
글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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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QM3.
르노삼성 Q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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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주크 등도 도전장
쉐보레 트랙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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