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커피숍 앞 주차장. 슈퍼카 마니아 박일규(31·왼쪽)씨와 이상엽(29)씨가 ‘차담’을 나눈 뒤 자신의 차 곁에서 촬영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왼쪽 노란색 차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파란색 차가 포르셰 GT3. 오른쪽 빨간색 차는 커피숍 손님이 몰고 온 페라리 599 GTB다.
[esc] 슈퍼카 타는 즐거움
엔트리급도 ‘억’으로 시작하는 슈퍼카, 이제 거리에서도 종종 만날 수 있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궁금증을 자아내는 그들만의 세계다.
‘굴러다니는 아파트’를 타는 이들은 누구이며, 무슨 재미로, 어떤 방식으로 차를 즐길까, 살짝 들여다봤다.
엔트리급도 ‘억’으로 시작하는 슈퍼카, 이제 거리에서도 종종 만날 수 있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궁금증을 자아내는 그들만의 세계다.
‘굴러다니는 아파트’를 타는 이들은 누구이며, 무슨 재미로, 어떤 방식으로 차를 즐길까, 살짝 들여다봤다.
시골 아파트 주차장에서도 벤츠, 베엠베(BMW) 한두대쯤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시대다. 지난 7월 현재 국내 수입차 등록대수는 79만600대(국토교통부 자료)에 이른다. 그렇다 보니 이런 소리도 늘었다. ‘푸릉~부앙~부아아아앙~~와아앙~앙앙!’ 굉음(마니아들에 따르면 ‘굉장히 음악적인’ 소리!)을 울리며 질주하는 스포츠카들. 스포츠카의 매력에 빠진 마니아들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산 대형차 가격을 훌쩍 넘어서는 스포츠카 중에서도, 수입 스포츠카를 리드하는 상징물은, 마니아들이 꿈에도 생시에도 ‘꿈의 차’로 칭송하는 이른바 ‘슈퍼카’들이다. “단아한 매력과 우아함이 뿜어져 나오는” 포르셰, “거칠 것 없는 곡선으로 늘씬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페라리, “직선과 각도만으로 이뤄진 강인한 몸매의” 람보르기니…. 옵션과 액세서리까지 포함하면 대당 2억~7억원에 이른다는 대표적인 슈퍼카들이다. 이들 중 가장 국내 판매량이 많은 포르셰. 2005년 연간 판매량(SUV·세단 포함) 136대에서 지난해엔 1516대로, 7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박은석 차장은 “올해는 8월까지 1194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30.7% 늘었다”고 말했다. 페라리의 현재 국내 등록대수는 340여대, 람보르기니는 150여대로 알려졌다.
워낙 고가여서 ‘굴러다니는 아파트’로 불리는 슈퍼카를 타는 이들은 누구이며, 무슨 돈이 그리 많아서, 어떤 재미로, 어떤 방식으로 차를 즐기고 있을까. 가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깊어가기만 하는 가을, 서울 강남 신사동의 한 커피숍에서 어렵사리 접촉한 2명의 스포츠카 마니아를 만났다. ‘차담’(車談)을 나누며 ‘그들만의 세상’ 일부를 들여다봤다.
포르셰를 타는 이상엽(29·대기업 근무)씨와 람보르기니를 타는 박일규(31·환경 및 IT 사업)씨. (애초 대담에 참석하기로 약속했던 페라리 소유자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각자 ‘부아앙’ 하며 직접 자신의 차를 몰고 왔다. “세차를 안 해서 좀 더러워요.” “몇년 된 차라서, 좀.” 서민스러움이 묻어나는 말투가 무색하게, 노랑·파랑 슈퍼카들은 눈이 부셨다.
-먼저 자신의 차와 가격에 대해 말해 달라.
이상엽 내 차는 420마력에 3600㏄ 2008년형 포르셰 GT3다. 신차 기준으로 2억원 정도다.
박일규 (람보르기니를 가리키며) 저건 5000㏄ 10기통 500마력의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다. 2006년형인데 당시 가격은 4억3000만원이었다.
-부자구나. 각자 번 돈으로 샀나?
이 어려서부터 차를 좋아했다. 부모님 도움을 받아 샀다. 미국에서 살 때 한 대 샀고, 두번째 차인 저 차는 국내에 들어와 구입했다.
박 하하, 난 내 돈 모아 샀다. 월급 모아서, 처음 2005년 중고 포르셰로 시작해 벤츠, 포르셰 등으로 바꿔 가다 람보르기니로 정리했다.
-20대 청년이 월급으로 몇 억짜리 차를 샀단 말인가?
박 지금은 사업을 하지만, 월급쟁이 때부터 모았고, 차를 사기 위해 노력했다. 난 본디 해커였다. 어려움 겪은 뒤 공식 컴퓨터 관련 일을 하며 떳떳하게 돈을 벌었다. 저 람보르기니는 그런 나를 위해 내가 고른 선물이다. 저 차가 내 성격과 스타일에 맞는다.
-스포츠카에도 맞는 성격과 스타일이 있나?
박 그렇다. 저 직선적이고 강하게 느껴지는 힘, 각진 스타일이 나와 맞는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름다운 선이 느껴지는 페라리 소유주들은 다소 보수적이고 내성적 성격인 경우를 많이 봤다.
이 나는 차분한 느낌이 좋아 포르셰를 샀다. 포르셰는 슈퍼카급이지만, 다른 두 차와 달리 양산 차종이다. 양산 차량이면서 레이싱에 최대한 맞도록 업그레이드된 스포츠카다. 엔진 소리도 차분하면서도 묵직한 맛이 있어서 좋다.
박 그렇다. 엔진 소리도 큰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페라리는 고음의 앙칼진 소리를 낸다면, 람보르기니는 좀더 웅장하게 포효하는 소리에 가깝다. 내 생각에 그렇다.
트랙데이 이용하면
비용 부담 줄일 수 있다
하루 대여료 2000만원대에
서킷 통째로 빌려 타기도 한다(박일규) 아직 슈퍼카에 있어서는
강남 바닥이 좁다
민폐 끼치고 다니면
누군지 금방 다 안다(이상엽) -엔진 소리가 멋지다고 하는데, 다른 차를 모는 사람들이 듣기에 부담과 위협이 된다고 생각지는 않나? 박 물론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스포츠카 대중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자신의 차 엔진 소리보다 크다고 위협이 된다면 모터스포츠가 선진국처럼 대중화될 수 없다. 그리고 이제 스포츠카 소유자들도 과시욕으로 액셀을 밟아 굉음을 내는 일은 많이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 맞다. 고급 스포츠카를 타는 인구가 늘면서 과거와 같은 폭주족 행태를 보이며 굉음을 일삼는 이들은 많이 줄었다. 국내에 영암서킷, 인제 스피디움 등 국제자동차경주장이 생기면서 마니아들이 공식 경기장을 찾아 질주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된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박 요 대목에서 할 말이 있다. 급증하는 자동차 애호가들 추세를 국내 법규나 경찰 인식이 못 따라오는 것도 문제다. 모처럼 동호인 두셋이 차 몰고 차 마시러 가는데, (경찰 차량이) 촬영하며 줄곧 감시하고 뒤따라오다, 실수해서 금(중앙선) 한번 밟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세워 단속해 버리는 나라다. 지나친 표적 단속이다. 이 스포츠카 마니아를 다 폭주족으로 인식해선 곤란하다. 박 차종이 다르다고 색안경 쓰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긴 과거엔 스포츠카 사면 목에 깁스하고(힘주고) 다니는 이들도 많았다. 우월감 때문이다. 우월감이 심하면 꼭 민폐를 끼친다. 이제 혼자 잘났다고 나대는 사람 많이 줄었다. 차를 즐기게 되면 우월감보다는 자기 자신의 느낌(만족감)에 더 집중하고 빠져들게 된다. 이 아직 슈퍼카에 있어서는 강남 바닥이 좁다. 민폐 끼치고 돌아다니거나 사고 치면 누가 누군지 금방 다 안다. ‘양아치’ 소리 듣지 않게 배려해야 하는 이유다. -슈퍼카를 모는 재미란 게 따로 있나? 이 좌석도 계기판도 차체도 몸과 하나가 돼 딱 붙는 느낌이 좋다. 가끔씩 고속도로도 달려보고, 자동차경기장도 찾는다. 경기장을 찾는 이유는 무조건 전속력으로 달려보려는 욕심보다는, 규정대로 최선을 다해 달리면서 랩타임을 줄여나가는 재미 때문이다. 이런 재미가, 지금까지 직선 국도나 고속도로에서 ‘칼치기’(작은 틈만 있으면 치고들어가 앞지르는 운전 행위)를 일삼던 자동차 마니아들이 공식 서킷으로 몰려가게 하는 요인이다. 박 서킷도 즐기는 계층과 방식이 다르다. 일반 동호인들은 업체가 주최하는 트랙데이를 이용해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경우가 많고, 일부 동호인들은 하루 대여료 2000만원대의 서킷을 통째로 빌려서 타기도 한다. 인제의 경우 ‘브이브이아이피’(VVIP)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고 들었다. 1년에 3억원을 내면 원하는 날 헬기를 지원해주고, 나홀로 ‘황제 드라이빙’을 즐기게 해주는 식이다. -속도감에 몰두해 봤나? 박 내 생각에 슈퍼카는 소유자에 따라 세 용도로 쓰인다. 외부과시용, 자기만족용, 질주용이다. 난 람보르기니를 지방(충청권) 출퇴근용으로 쓴다. 이게 내가 느끼는 재미여서 자기만족용에 가깝다. 물론 가끔씩 서킷으로 가기도 한다. 이전에는 고속도로에서 놀기도 했다. 한때 새벽 고속도로 직선 터널 등에서 전속력 질주로 경주를 벌이는 일도 있었다. 여기 참가하면 시속 350㎞를 넘기는 건 예사였다. 옛날 “서울~부산은 2시간 안에 찍고, 대전은 30분에 찍는 게 기본”이란 말도 있었다. 요즘은 대개 영암이나 인제 서킷에서 주로 탄다. -그렇게 타다 죽은 사람은 없었나? 이 직선 도로에서 300㎞ 이상 쏘다 사망 사고 뒤 동호회가 해체된 일도 있다고 들었다. 박 요즘 마니아들은 대부분 공식 서킷을 찾아 질주를 즐긴다. -차량 유지·관리에 비용은 얼마나 드나? 이 나는 자주 타지 않아 큰 비용 부담은 없다. 하지만 서킷에 갈 때마다 타이어를 바꿔야 한다. 국산은 타이어 하나에 35만~45만원, 수입산은 45만원 이상이다. 많이 타면 하루에 한번도 갈아야 한다. 그래서 미리 구입해 서킷 피트(차고 겸 주행 출발지)에 쌓아 두고 쓰는 경우가 많다. 박 기름값만 한달에 200만~300만원쯤 든다. 최소 1만㎞마다 클러치 세트 바꾸는 데 1000만원이 들고, 타이어도 바꾸고 하면 유지비가 한달에 400만~600만원은 드는 것 같다. -슈퍼카 소유주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 이 내 주변에는 전문직 종사자가 가장 많다. 그리고 재벌가 3세들이나 연예인도 많고. 딜러들이 보유한 차를 끌고 다니며 타는 경우도 있다. -자동차 마니아들의 ‘드림카’를 소유한 두 사람에게도 꼭 갖고 싶은 ‘드림카’가 있나? 이 지금 가진 포르셰의 최신 버전인 ‘포르셰 GT3 RS 4.0’이다. 3억원쯤 하는 걸로 아는데, 부지런히 돈을 모아 언젠가는 반드시 내 차로 만들 작정이다. 박 나의 ‘드림카’는 두 개가 있다. 2012년에 나온 최신형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6억원대)와 2004년에 나와 지금은 단종된 ‘벤츠 SLR 맥라렌’(5억원대)이다. 정말 갖고 싶은 차들이다. 올해는 뭐 다 지나갔으니 어렵겠고, 내년에나 알아봐야지요(?!) 커피 한 잔씩 놓고 시작된 ‘차담’을 식사 뒤 돌아와 사진 촬영을 곁들이며 이어간 끝에 4시간 만에 마무리했다. 다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둘러보니, 카페 주차장엔 빨갛고 노랗고 파란 스포츠카들이 즐비하게 주차돼 있었다. 이상엽씨는 “카페 주인도 스포츠카 마니아로, 평소에도 마니아들이 차를 끌고 와 주차해 놓고, 서로 차들을 감상하며 대화하는 카페”라고 알려줬다. 도산대로에만 서너 곳이라는, 주차장 딸린 스포츠카 동호인 단골 카페들도 모터스포츠 대중화의 한 단면인 듯싶었다. 글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포르셰(왼쪽)와 람보르기니의 뒷모습.
람보르기니의 운전석.
비용 부담 줄일 수 있다
하루 대여료 2000만원대에
서킷 통째로 빌려 타기도 한다(박일규) 아직 슈퍼카에 있어서는
강남 바닥이 좁다
민폐 끼치고 다니면
누군지 금방 다 안다(이상엽) -엔진 소리가 멋지다고 하는데, 다른 차를 모는 사람들이 듣기에 부담과 위협이 된다고 생각지는 않나? 박 물론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스포츠카 대중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자신의 차 엔진 소리보다 크다고 위협이 된다면 모터스포츠가 선진국처럼 대중화될 수 없다. 그리고 이제 스포츠카 소유자들도 과시욕으로 액셀을 밟아 굉음을 내는 일은 많이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 맞다. 고급 스포츠카를 타는 인구가 늘면서 과거와 같은 폭주족 행태를 보이며 굉음을 일삼는 이들은 많이 줄었다. 국내에 영암서킷, 인제 스피디움 등 국제자동차경주장이 생기면서 마니아들이 공식 경기장을 찾아 질주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된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박 요 대목에서 할 말이 있다. 급증하는 자동차 애호가들 추세를 국내 법규나 경찰 인식이 못 따라오는 것도 문제다. 모처럼 동호인 두셋이 차 몰고 차 마시러 가는데, (경찰 차량이) 촬영하며 줄곧 감시하고 뒤따라오다, 실수해서 금(중앙선) 한번 밟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세워 단속해 버리는 나라다. 지나친 표적 단속이다. 이 스포츠카 마니아를 다 폭주족으로 인식해선 곤란하다. 박 차종이 다르다고 색안경 쓰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긴 과거엔 스포츠카 사면 목에 깁스하고(힘주고) 다니는 이들도 많았다. 우월감 때문이다. 우월감이 심하면 꼭 민폐를 끼친다. 이제 혼자 잘났다고 나대는 사람 많이 줄었다. 차를 즐기게 되면 우월감보다는 자기 자신의 느낌(만족감)에 더 집중하고 빠져들게 된다. 이 아직 슈퍼카에 있어서는 강남 바닥이 좁다. 민폐 끼치고 돌아다니거나 사고 치면 누가 누군지 금방 다 안다. ‘양아치’ 소리 듣지 않게 배려해야 하는 이유다. -슈퍼카를 모는 재미란 게 따로 있나? 이 좌석도 계기판도 차체도 몸과 하나가 돼 딱 붙는 느낌이 좋다. 가끔씩 고속도로도 달려보고, 자동차경기장도 찾는다. 경기장을 찾는 이유는 무조건 전속력으로 달려보려는 욕심보다는, 규정대로 최선을 다해 달리면서 랩타임을 줄여나가는 재미 때문이다. 이런 재미가, 지금까지 직선 국도나 고속도로에서 ‘칼치기’(작은 틈만 있으면 치고들어가 앞지르는 운전 행위)를 일삼던 자동차 마니아들이 공식 서킷으로 몰려가게 하는 요인이다. 박 서킷도 즐기는 계층과 방식이 다르다. 일반 동호인들은 업체가 주최하는 트랙데이를 이용해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경우가 많고, 일부 동호인들은 하루 대여료 2000만원대의 서킷을 통째로 빌려서 타기도 한다. 인제의 경우 ‘브이브이아이피’(VVIP)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고 들었다. 1년에 3억원을 내면 원하는 날 헬기를 지원해주고, 나홀로 ‘황제 드라이빙’을 즐기게 해주는 식이다. -속도감에 몰두해 봤나? 박 내 생각에 슈퍼카는 소유자에 따라 세 용도로 쓰인다. 외부과시용, 자기만족용, 질주용이다. 난 람보르기니를 지방(충청권) 출퇴근용으로 쓴다. 이게 내가 느끼는 재미여서 자기만족용에 가깝다. 물론 가끔씩 서킷으로 가기도 한다. 이전에는 고속도로에서 놀기도 했다. 한때 새벽 고속도로 직선 터널 등에서 전속력 질주로 경주를 벌이는 일도 있었다. 여기 참가하면 시속 350㎞를 넘기는 건 예사였다. 옛날 “서울~부산은 2시간 안에 찍고, 대전은 30분에 찍는 게 기본”이란 말도 있었다. 요즘은 대개 영암이나 인제 서킷에서 주로 탄다. -그렇게 타다 죽은 사람은 없었나? 이 직선 도로에서 300㎞ 이상 쏘다 사망 사고 뒤 동호회가 해체된 일도 있다고 들었다. 박 요즘 마니아들은 대부분 공식 서킷을 찾아 질주를 즐긴다. -차량 유지·관리에 비용은 얼마나 드나? 이 나는 자주 타지 않아 큰 비용 부담은 없다. 하지만 서킷에 갈 때마다 타이어를 바꿔야 한다. 국산은 타이어 하나에 35만~45만원, 수입산은 45만원 이상이다. 많이 타면 하루에 한번도 갈아야 한다. 그래서 미리 구입해 서킷 피트(차고 겸 주행 출발지)에 쌓아 두고 쓰는 경우가 많다. 박 기름값만 한달에 200만~300만원쯤 든다. 최소 1만㎞마다 클러치 세트 바꾸는 데 1000만원이 들고, 타이어도 바꾸고 하면 유지비가 한달에 400만~600만원은 드는 것 같다. -슈퍼카 소유주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 이 내 주변에는 전문직 종사자가 가장 많다. 그리고 재벌가 3세들이나 연예인도 많고. 딜러들이 보유한 차를 끌고 다니며 타는 경우도 있다. -자동차 마니아들의 ‘드림카’를 소유한 두 사람에게도 꼭 갖고 싶은 ‘드림카’가 있나? 이 지금 가진 포르셰의 최신 버전인 ‘포르셰 GT3 RS 4.0’이다. 3억원쯤 하는 걸로 아는데, 부지런히 돈을 모아 언젠가는 반드시 내 차로 만들 작정이다. 박 나의 ‘드림카’는 두 개가 있다. 2012년에 나온 최신형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6억원대)와 2004년에 나와 지금은 단종된 ‘벤츠 SLR 맥라렌’(5억원대)이다. 정말 갖고 싶은 차들이다. 올해는 뭐 다 지나갔으니 어렵겠고, 내년에나 알아봐야지요(?!) 커피 한 잔씩 놓고 시작된 ‘차담’을 식사 뒤 돌아와 사진 촬영을 곁들이며 이어간 끝에 4시간 만에 마무리했다. 다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둘러보니, 카페 주차장엔 빨갛고 노랗고 파란 스포츠카들이 즐비하게 주차돼 있었다. 이상엽씨는 “카페 주인도 스포츠카 마니아로, 평소에도 마니아들이 차를 끌고 와 주차해 놓고, 서로 차들을 감상하며 대화하는 카페”라고 알려줬다. 도산대로에만 서너 곳이라는, 주차장 딸린 스포츠카 동호인 단골 카페들도 모터스포츠 대중화의 한 단면인 듯싶었다. 글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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