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유행한 시스루 네일, 마린 네일 등은 늦여름 기분을 만끽하기 좋다. 네일리스트 이은영씨가 제안한 요즘 따라하기 좋은 셀프 네일아트. 이은영씨 제공
올여름 유행한 시스루 네일, 마린 네일 등은 늦여름 기분을 만끽하기 좋다. 네일리스트 이은영씨가 제안한 요즘 따라하기 좋은 셀프 네일아트. 이은영씨 제공
올여름 유행한 시스루 네일, 마린 네일 등은 늦여름 기분을 만끽하기 좋다. 네일리스트 이은영씨가 제안한 요즘 따라하기 좋은 셀프 네일아트. 이은영씨 제공
매니큐어를 바르는 남자들이 있다. 야구 선수 가운데 포수가 대표적이다. 포수는 투수에게 어떤 공을 던지면 좋을지 손가락으로 사인을 내는데, 상대 팀이 볼 수 없도록 쭈그린 두 다리 사이로 손짓을 하다 보니 투수마저 알아보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서 적지 않은 포수들이 흰색, 노란색, 형광색 등 밝은색의 매니큐어를 손톱에 바른다. 투수들 중엔 손톱이 깨지거나 찢어지는 걸 막으려고 투명 매니큐어를 바르는 이들이 있다.
이런 야구 선수가 아니라면, 매니큐어는 여성들에게 ‘손톱 위의 작은 사치’다. 절정을 지난 여름은 아직 물러가기 싫은 듯 여전히 끈적거리고, 가을을 말하기엔 너무 이른 8월말. 여름휴가마저 다녀왔다면 일상에서 활력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 소소한 투자로 기분을 바꾸기 좋은 게 바로 네일아트다.
올여름엔 ‘시스루 네일’이 인기를 끌었다. 손톱 가장자리에 선을 그리고, 안쪽은 투명하게 비워둔 스타일이다. ‘여름용 디자인’인 마린 스타일, 즉 흰색과 파란색이 번갈아 나오는 줄무늬와 민트색도 유행이었다. 남은 여름을 확실하게 즐기고 싶다면 시도해볼 만한 스타일이다. 가을엔 와인색, 어두운 자주색 등이 어울린다. 미리 가을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염두에 두는 게 좋겠다.
어떤 스타일이든 매니큐어를 바를 땐 베이스코트를 챙겨야 한다. 네일아트 블로거 ‘스칼렛’으로 유명한 네일리스트 이은영씨는 “베이스코트를 제대로 바르는 게 중요하다. 베이스코트는 매니큐어가 깔끔하게 발리도록 손톱 표면을 고르게 해주는 역할도 하지만, 매니큐어의 색깔이 손톱에 착색되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손톱 색상이 병에 담긴 매니큐어와 똑같이 나오려면 베이스코트 위에 색상을 두번은 발라야 한다. 이때는 최대한 얇게 발라야 매니큐어가 뭉치지 않고 붓자국도 남지 않는다. 이은영씨는 “붓이 얇은 제품은 손톱의 가장자리부터, 두꺼운 제품은 손톱의 가운데부터 바르는 게 편하고, 붓자국도 안 남는다”고 귀띔했다.
일반 매니큐어는 완전히 건조되는 데 8시간이 걸리는 데 비해 쉽게 벗겨지는 등 지속력이 약하다는 게 최대 약점이다. 공들여 멋을 낸 손톱 끝이, 샤워 한번으로 벗겨지면 그것처럼 속상한 게 없다. 매니큐어의 지속력을 보완하려면, ‘프리 에지’라고 부르는 손톱 끝의 잘린 단면까지 베이스코트와 매니큐어, 톱코트 모두를 꼼꼼하게 발라주는 게 좋다고 한다. 매니큐어를 바르기 전, 손톱에 남아 있는 수분과 유분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손톱에 착색 안되게
베이스코트 꼭 챙겨야
지속력 높이려면
‘프리 에지’까지 발라야
오래가고 광택 좋은
매니큐어·스티커도 많아
최근엔 젤 매니큐어처럼 지속력과 광택을 높인 일반 매니큐어와 스티커 형태의 붙이는 매니큐어도 많이 나온다. 왼쪽부터 반디 울트라 폴리시, 보브 살롱 드 네일, 스킨푸드 허니 젤 네일 톱코트, 보브 슈퍼래스팅 젤네일, 겔랑 네일 리프트 라 베이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데싱디바 매직프레스(위), 인코코 네일 폴리시 어플리케.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요즘은 일반 매니큐어보다 지속력이 좋고, 표면이 단단해 긁히지 않으며 광택이 뛰어나 유리알처럼 반짝거리는 젤 매니큐어가 인기다. 저렴한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에서도 젤 매니큐어를 많이 판매하고 있어, 네일아트 전문점에서뿐만 아니라 집에서 셀프 네일아트를 즐기는 이들 사이에서도 젤 매니큐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게다가 젤 매니큐어는 일반 매니큐어보다 빨리 굳기 때문에 네일아트 직후라도 자유롭게 손을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젤 매니큐어가 완전무결하진 않다. 일단 젤 매니큐어를 바른 뒤 이를 굳히는 과정인 큐어링 때 사용하는 유브이(UV) 램프나 엘이디(LED) 램프에서 나오는 자외선이 유해성 논란에 휩싸여 있다. 자외선은 장시간 쏘일 경우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바르는 게 건강한 피부 관리의 기본으로 꼽힌다. 그런데 젤 네일을 하려면 손가락을 자외선 아래에 대놓고 ‘방치’해야 한다. 지난해 미국에선 2년~3년6개월 동안 8~14차례 이상 젤 네일을 하면 피부암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소크오프’라고 부르는, 젤 매니큐어를 제거하는 단계에서 손톱이 크게 상할 수 있다는 점도 단점이다. 일반 매니큐어는 화장솜에 리무버를 묻혀 닦아내면 되지만, 젤 매니큐어는 전용 리무버를 적신 화장솜을 손톱에 올려 집게나 알루미늄포일 등으로 감싸고 충분히 불려준 다음 네일 푸셔 등으로 밀어내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전용 리무버의 아세톤 함량이 일반 리무버보다 1.5배가량 높아 더 독하고, 젤이 충분히 붇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떼어내면 손톱 표면에 상처가 나기 쉽다.
그래서 최근엔 다시 일반 매니큐어를 선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은영씨는 “젤 네일은 소크오프 할 때 손상이 많이 될 뿐만 아니라, 손톱과 젤 사이에 물이 들어가면 곰팡이가 피는 경우까지 있다”며 “복고풍이라고 해야 하나. 나도 요즘엔 젤보다 일반 매니큐어를 많이 쓴다”고 했다.
일반 매니큐어의 지속력을 강화한 제품들도 쏟아진다. 보브의 ‘슈퍼래스팅 젤 네일’은 램프가 필요 없고 일반 리무버로도 지울 수 있는 제품으로 최대 2주까지 지속된다고 한다. 뷰티 에디터 오다혜씨는 “젤 매니큐어의 장점을 구현했다는 제품을 여러 개 써봤는데, 그중에서 이 제품이 지속력이 좋고 브러시도 얇게 바르기 좋게 나왔다”고 추천했다. 네일 제품 전문 브랜드인 반디와 오피아이(OPI)에서도 지속력과 광택을 강화한 ‘울트라 폴리시’와 ‘인피니트 샤인’을 내놓고 있다. 스킨푸드의 ‘허니 젤 네일’, 마몽드의 ‘원미닛 젤 네일’은 전용 톱코트를 바르면 지속력과 광택이 좋아진다고 한다. 겔랑에선 매니큐어의 밀착력과 지속력을 높여주는 베이스코트 ‘네일 리프트 라 베이스’를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붙이는 매니큐어’도 많다. 매니큐어나 젤 성분을 굳혀 만든 제품의 뒷면에 접착제를 바른 것인데, 스티커처럼 이 접착면을 손톱 위에 붙인 뒤 손톱 모양에 맞게 파일 등으로 정리해주면 된다. 그 위에 톱코트를 덧발라주면 더 반짝거리고 오래간다. 지울 땐 일반 리무버를 사용하면 된다. 화려한 네일아트를 하려면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이런 제품은 아예 다양한 디자인이 된 채로 나와 있어 마음에 드는 걸 골라 붙이기만 하면 된다는 점도 매력이다. 인코코 ‘네일 폴리시 어플리케’와 데싱디바 ‘매직 프레스’가 대표적이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