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모임이 이어지는 연말, 어디서 만나 뭘 먹을까만큼 신경 쓰이는 건 ‘어떻게 보일까’다. 특히 동창회처럼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나는 자리라면, 설레는 마음과 함께 어느 때보다 예쁘고 멋있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패션잡지에 나오는 ‘파티룩’처럼 과하지 않으면서도, 모임에서 빛나 보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옷차림과 화장법을 소개한다.
■ 포인트는 딱 한 곳에
다소 화려해도 좋은 연말, 들뜬 기분으로 입을 옷을 고르다 보면 온통 튀는 옷만 손에 잡힐 수 있다. “모스트스럽게~”를 입에 달고 살면서도 정작 자신은 우스꽝스럽기만 했던 김라라(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의 잡지 편집장, 황석정 분)처럼 입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이것만 실천하자. 전체적으로는 단순하고 깔끔하게, 포인트는 딱 한 곳에.
대부분의 여성에게 검은색 원피스는 자신을 돋보이게 해줄 가장 확실한 아이템이다. 화려한 패턴의 망토 코트를 덧입으면 세련돼 보이고, 연말 분위기에 맞는 금 소재나 금색 계열의 액세서리를 해도 잘 어울린다. 여성스러운 킬힐이나 평소엔 들기 어려운 강렬한 색상의 클러치를 매치해도 예쁘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몸에 붙는 니트 원피스를 시도해봐도 좋겠다.
정장 바지로도 얼마든지 변신이 가능하다. 기하학적 무늬의 상의나 재킷, 털 장식 외투, 술이 달린 스카프, ‘여자 여자’ 하는 듯한 실크 블라우스 등과 함께 입으면 고급스러운 느낌을 낼 수 있다.
반대로 하의를 화려하게 입고 싶다면 호피무늬나 다양한 체크무늬의 치마를 선택하면 된다. 이때 상의는 당연히 검은색, 짙은 회색, 어두운 갈색 등 하의를 돋보이게 해주는 단순한 것으로 고르도록 한다.
송년 모임은, 예뻐서 덜컥 샀지만 평소엔 부담스러워 서랍 속에 넣어둔 스타킹이나 레깅스를 꺼내 입기 좋은 때이기도 하다. 꽃무늬 등 화려한 무늬가 있거나 큐빅이 박힌 스타킹, 섹시한 느낌의 망사 스타킹이 있다면 두려워 말고 꺼내보자. 전체적으로 검은색 등 어두운 계열의 무채색에 디자인이 단순한 옷과 함께 입되 구두는 스타킹의 색과 같은 것으로 고르면 다리가 길어 보인다.
싸이하이 부츠, 털 장식이 달린 미니백이나 클러치 등도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 액세서리에도 신경쓰는 센스를
시계와 액세서리는 스타일을 살려주는 마지막 한 점이다. ‘신경 좀 썼다’는 느낌을 내려면 옷뿐만 아니라 이런 사소한 것도 잘 챙겨야 한다. 늘 입던 평범한 옷이라도 눈에 띄는 시계나 액세서리를 더해주면 색다른 느낌을 낼 수 있다. 특히 옷 입기에 무심한 남성이라면, 별로 힘들이지 않으면서도 멋을 낼 수 있는 게 바로 시계다.
겨울엔 아무래도 차가운 금속 소재보다는 가죽 소재의 시계끈이 낫다. 검은색이나 갈색 계열의 가죽끈은 남녀 모두에게 잘 어울린다. 여성이라면 팔찌 스타일의 시계로 여성스러움을 한껏 강조할 수도 있겠다.
연말엔 따뜻한 느낌의 금 소재가 잘 어울린다. 금으로 만든 귀고리나 목걸이, 반지, 팔찌 등을 잘 활용하면 우아하고 세련돼 보인다. 자개, 진주 등이 장식돼있거나 디자인이 과감한 액세서리도 시도해볼 만하다. 강렬한 색상의 원석이 박힌 장신구도 연말 분위기에 잘 어울리며, 여러 개의 팔찌를 한꺼번에 착용하거나 반지 여러 개를 겹쳐 끼는 것도 세련돼 보인다.
■ 입체감 살린 얼굴에 붉은 입술
요즘 유행하는 화장의 열쇳말은 단연 입체감이다. 인상을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입체감 있는 화장을 하는 방법은 두 가지. 하나는 컨투어링 메이크업, 즉 음영을 강조해 말 그대로 얼굴의 윤곽을 살려주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얼굴에 마치 조명을 터트린 듯 하이라이터를 이용해 얼굴에 빛을 더해주는 방식이다.
스모키 메이크업 등 다소 ‘센’ 화장을 좋아한다면 컨투어링 메이크업을 시도해볼 만하다. 피부색보다 한 톤 정도 어두운 색의 섀이딩을 턱선과 헤어라인에 가볍게 발라주는데, 고르고 자연스럽게 바르고 싶다면 털이 부드러운 붓에 섀이딩을 묻히고 손바닥에 한두 차례 톡톡 털어준 뒤 발라주면 된다. 얼굴형이 동그란 사람은 이마 양쪽부터 턱 전체까지 쓸어내려 얼굴을 갸름하게 보이도록 하고, 반대로 얼굴이 긴 사람은 광대뼈 바로 아래에 섀이딩을 해 얼굴이 짧아 보이도록 한다. 각진 턱이 고민이라면 목에서 턱 방향으로 섀이딩을 해주고, 눈썹뼈부터 광대뼈 안쪽까지 원을 그리듯 가볍게 쓸어주면 인상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 화장에 서툴다면 무턱대고 짙은 색을 바르기보단, 붉은기가 돌지 않는 베이지색이나 갈색을 바르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콧대와 이마, 볼 등 얼굴에서 도드라져 보여야 할 부분은 하이라이터를 바르면 얼굴 윤곽이 확실하게 살아난다.
얼굴에 빛을 살려주는 윤광 메이크업은 피부 표현에 좀더 공을 들여야 한다. 톤업 효과가 있는 베이스나 수분감이 있는 프라이머를 발라 촉촉하게 표현해주는데, ‘C존’이라고도 부르는 광대뼈 부분과 이마부터 콧대에 이르는 ‘T존’엔 이런 제품을 덧발라주거나 고운 펄이 들어간 하이라이터 등을 발라 입체감을 살려준다.
어떤 메이크업을 했든 마스카라가 번지면 지저분해 보인다. 마스카라를 바르기 전 픽서를 미리 발라주면 이런 일을 방지할 수 있다. 입술은 붉은색, 금빛이 도는 붉은색, 짙은 와인색 등을 바르는 게 연말 분위기에 어울린다. 립스틱만 발라도 좋지만, 립글로스를 입술 중앙에 살짝 덧발라주면 좀더 도톰하고 입체감 있는 입술로 표현할 수 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유돈초이 블라우스와 바지, 콜롬보 노블 파이버 조끼, 오즈세컨 스팽글 블라우스, 콜한 싸이하이 부츠, 비비안 스트라이프 패턴 스타킹, 이진 호피무늬 치마, 스텔라 매카트니 ‘팔라벨라 백’.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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