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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vs 브라운…막상막하 무승부

등록 2016-02-10 20:28수정 2016-02-11 15:22

[매거진 esc] 스타일
모바일메신저 캐릭터 ‘카카오 프렌즈’와 ‘라인 프렌즈’ 열풍…협업상품·모바일게임도 인기몰이
무지vs 브라운
무지vs 브라운

카카오의 카카오톡과 네이버의 라인은 한국의 대표적인 메신저 프로그램이다. 메신저 프로그램의 꽃은 감정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이해할 수 있는 스티커. 특히 웃고, 울고, 화내고, 위로하는 오욕칠정을 귀엽게 드러내는 스티커 가운데, 두 프로그램의 대표 캐릭터인 ‘카카오 프렌즈’와 ‘라인 프렌즈’는 휴대전화 바깥으로 나와 오프라인 세상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문구류나 생활용품 등 전통적인 ‘캐릭터 상품’이 만화나 애니메이션처럼 ‘실체’와 ‘스토리’가 있는 원작의 캐릭터를 따온 것과는 달리, 사람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이 투영된 메신저 캐릭터가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 프렌즈의 유에스비(USB) 저장장치
카카오 프렌즈의 유에스비(USB) 저장장치
라인 프렌즈와 협업한 캔커피
라인 프렌즈와 협업한 캔커피

대체 캐릭터로 만들 수 있는 상품의 한계는 어딜까? 두 캐릭터가 이토록 열풍을 일으키는 비결은 뭘까? 카카오 프렌즈와 라인 프렌즈 각각의 대표 캐릭터인 ‘무지’와 ‘브라운’의 대화 형식으로 이런 궁금증을 짚어봤다.

카카오 프렌즈의 슬리퍼
카카오 프렌즈의 슬리퍼
카카오 프렌즈와 협업한 칫솔
카카오 프렌즈와 협업한 칫솔

성별 불분명한 카카오 프렌즈
1천종 넘는 생활밀착형 상품으로

외국서 더 사랑받는 라인 프렌즈
중국 팝업스토어 사흘에 1만명 몰려

무지: 안녕? 내 이름은 ‘무지’야. 2012년 9월에 태어났지. 설마, 가수 ‘뮤지’랑 헷갈리는 건 아니겠지? ㅋㅋ. 내가 토끼인 줄 아는 사람도 많은데, 사실 난 단무지야. 원래 부끄러움을 너무너무 많이 타는 성격인데, 이 토끼옷을 입으면 안 그래. 세상 모든 게 궁금하고, 아무하고나 장난치고 싶고 막 그래. 두더지 ‘제이지’(JAY-G)가 날 토끼로 착각하고 자꾸 잡으러 다니는데, 걔도 참 안됐어. 원래 살던 땅속나라 용왕이 위독해 토끼 간을 찾으러 온 비밀요원이거든. 그런데 어리바리해서 진짜 토끼는 못 찾고 엉뚱하게 나만 괴롭힌다니까. 내 옆에 찰싹 붙어 다니는 악어 ‘콘’, 유전자 변이 때문에 자웅동주가 된 게 슬퍼 복숭아 나무에서 탈출한 ‘어피치’, 카카오 프렌즈 공식 커플인 개 ‘프로도’랑 고양이 ‘네오’, 겁 많은 오리 ‘튜브’, 그리고 지난달 8일에 합류한 아프리카 둥둥섬 왕위 계승자이자 소녀감성 수사자 ‘라이언’이 내 친구들이야.

라인 프렌즈의 컵
라인 프렌즈의 컵
라인 프렌즈와 협업한 조명
라인 프렌즈와 협업한 조명
라인 프렌즈와 협업한 찻잔
라인 프렌즈와 협업한 찻잔

브라운: 난 ‘브라운’. 곰이야. 소심하고 온순하고 말수도 적어서 따뜻한 햇살 아래 드러누워 일광욕을 하거나, 집중해서 뭔가 만들어내는 걸 좋아해. 라인 프렌즈엔 진짜 토끼가 있는데 그건 ‘코니’야. 맛있는 거, 이쁜 거 엄청 좋아하는데, 집안일은 귀찮다고 안 해. 맛난 거 먹고 이쁜 거 입으려면 해야 하는 일인데 말야. 그나저나 제이지 만나면 조심하라고 얘기해줘야겠다. ㅎㅎ. 고양이도 있어. ‘제시카’라고, 여성스럽고 꼼꼼한 모범 소녀랄까, 못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이야. 엄청 깔끔하고 청결하지. ‘샐리’는 병아리인데, 엉뚱하고 단순무식한 다혈질. 애벌레인 ‘에드워드’가 워낙 똑똑하고 눈치가 빨라서 이런 ‘샐리’ 주변을 지키며 항상 조언을 하는데 만날 무시당해. ‘레너드’는 혼자 노는 거 좋아하는 얌전한 개구리야. 우리 친구 중엔 ‘남자 사람’ 셋이 있어. ‘문’이랑 ‘제임스’, ‘부장님’인데, ‘문’은 우주, 신기한 것, 기괴한 것들에 꽂혀 있는데다 호기심 많고 자기 주장이 강해서 어디로 튈지 몰라. ‘제임스’는 자기 외모 가꾸는 데 정신없는 나르시시스트고, ‘부장님’은 뭐…, 그냥 촌스럽고 전형적인 아저씨야. 참, 난 2011년 6월에 나왔으니까 이제부터 형이라고 불러.

카카오 프렌즈의 귀고리, 반지, 팔찌
카카오 프렌즈의 귀고리, 반지, 팔찌

무지: 내가 남자도 아닌데 형은 무슨~. 그렇다고 여자도 아니지만. 나랑 내 친구들은 대체로 성별이 불분명해. 그래서 그런지 문구, 인형은 말할 것도 없고 엘지생활건강과 협업한 치약 등 생활용품, 브이디엘(VDL) 화장품에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케이크 같은 식음료, 전자제품, 패션까지 우리가 안 들어간 상품이 없어. 카카오 프렌즈 자체 상품과 협업 상품을 포함해, 우리가 들어간 상품이 1천 종류가 넘는다지? 얼마 전엔 반지, 목걸이, 귀고리 같은 액세서리가 나오는 ‘프렌즈 쥬얼스’ 라인까지 출시됐어. 명실공히 ‘생활밀착형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됐다고 할 수 있지.
카카오 프렌즈와 협업한 치약
카카오 프렌즈와 협업한 치약

브라운: 후훗. 그 정도 갖고 뭘. 화장품 ‘미샤’를 비롯해 우리 얼굴 붙어 나온 상품은 5천 종류 이상이야. 솔직히 국내에선 너네한테 좀 밀리는 것 같지만, 외국 나가 보면 알걸? 우리가 얼마나 인기인지. ‘구스타브스베리’라고 들어봤어? 스웨덴 왕실에 납품되는 도자기 브랜드인데, 그 브랜드 최초로 협업을 한 데가 우리라고. 너무 내 자랑 같아서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이 몸은 필기구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독일의 ‘라미’가 처음으로 선택한 협업 캐릭터야. 만년필·수성펜에 내 얼굴 모양의 클립이 끼워진 ‘브라운 에디션’은 이미 완판됐고, 재생산에 들어갔대.

무지: 후덜덜한데?

라인 프렌즈와 협업한 와인
라인 프렌즈와 협업한 와인
라인 프렌즈와 협업한 만년필
라인 프렌즈와 협업한 만년필

브라운: 으쓱~. 내가 원래 말이 별로 없는데, 오늘은 기왕 자랑한 김에 좀더 해볼까? 보통은 캐릭터가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시작하잖아. 근데 우린 메신저 캐릭터인데 거꾸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적이 있어. 2013년 1월부터 9월까지 일본 <티브이(TV) 도쿄>라는 채널에서 <라인 타운-샐러리맨>이라는 114회짜리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서 방영됐고, 말레이시아, 타이, 대만에서도 재방영됐지. 우리나라에서도 재작년에 케이블에서 했었고.

무지: 그래도 모바일 게임은 우리 못 따라오잖아. 너네도 ‘라인 레인저스’가 있지만 아직 우리 ‘프렌즈팝’이랑은 게임이 안 되지~. ‘프렌즈팝’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37위로 요즘 관심 끄는 ‘붐비치’나 ‘세븐 나이츠’보다 높고, 아이템 등을 판매해서 얻는 매출액 순위도 9위라고.

브라운: 인정!

무지: 근데, 사람들이 왜 이렇게 우릴 좋아할까? 우린 서울, 부산, 광주, 대구 등 전국 15곳에 카카오 프렌즈 브랜드 스토어가 있어. 거기선 상품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대형 피규어로 만들어두고 사람들이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도 해뒀지. 게다가 롯데월드몰에 있는 브랜드 스토어는 전문 바리스타가 고급 커피를 만들어 판매하는 카페도 겸하고 있는데 색다른 분위기라 그런지 사람이 많이 온대.

카카오 프렌즈 브랜드 스토어.
카카오 프렌즈 브랜드 스토어.
라인 프렌즈 브랜드 스토어.
라인 프렌즈 브랜드 스토어.

브라운: 글쎄 말이야. 우린 한국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타이, 홍콩, 미국, 대만, 중국, 콜롬비아 등에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팝업 스토어를 열었는데, 중국에선 사흘 만에 1만명이 찾아올 정도였어. 정규 매장인 라인 프렌즈 스토어는 한국, 대만, 일본, 중국 등 모두 7곳이 있고.

무지: 우리가 만만해 보여 그런가?

브라운: ㅋㅋㅋ. 그럴 수 있지. 하기 힘든 말이 있을 때, 재치있는 표현이 생각나지 않을 때, 우리처럼 귀엽고 만만한 캐릭터를 이용해 소통한 경험이 다들 있으니까 아무래도 우리한테 감정이입을 하기 쉽겠지. ‘소통의 기억’이랄까, ‘익숙한 일상’이랄까, 뭐 그런 거 아니겠어? 그러니까 우리를 이용한 상품이 무궁무진하게 나오는 거겠지.

무지: 오올~, 브라운~. 대단한데? 정말 그런 것 같네. 카카오 프렌즈는 한국에서, 라인 프렌즈는 외국에서 인기가 있는 게 결국 카카오톡은 한국에서, 라인은 외국에서 많이 쓰기 때문으로 볼 수 있으니 말이야. 주로 쓰는 메신저에서 익숙해진 캐릭터를 좋아하게 되고, 그렇게 좋아하는 마음이 담긴 캐릭터가 새겨진 상품을 갖고 싶어하는 거겠지. 그럼 우린 사람들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더 애써야겠네.

브라운: 무지 너도 보통이 아니구나? ㅎㅎ. 우리 앞으로도 잘해보자!

무지: 그래, 잘해보자!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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