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ESC] 클럽이 아니어도 좋아, 춤출 수 있다면~

등록 2018-05-23 20:22수정 2018-05-23 23:11

[ESC] 커버스토리┃EDM

전자음악 즐길 수 있는 크고 작은 파티들
해방촌·을지로·한강공원 등에서 다채롭게 열려
브런치와 전자음악 함께 즐기는 해방촌 ‘디스코서프’
노 클럽, 레게 낫 레게 등 파티 선보이는 ‘신도시’
‘디럭스 선셋’은 한강 세빛둥둥섬 야외 파티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 자리잡은 디스코서프. 오후부터 이른 저녁까지 앵거매니지먼트클럽으로 운영된다. 사진 윤동길 (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 자리잡은 디스코서프. 오후부터 이른 저녁까지 앵거매니지먼트클럽으로 운영된다. 사진 윤동길 (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전자음악을 꼭 페스티벌이나 클럽에서 즐길 필요는 없다. 동네 곳곳을 기웃거리다 보면 구석구석 전자음악이 울리는 크고 작은 파티가 열리곤 한다. 파스타 한 입을 먹다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면 흔들흔들, 시원한 칵테일 한 잔 마시다 좋아하는 디제이가 나오면 슬렁슬렁 몸을 움직여 보자. 강바람을 맞다 노을이 지는 것을 보면서 하늘하늘 춤을 추자. 온몸을 터트릴 듯한 음악의 에너지도 좋지만, 기분을 가볍게 들어 올려주는 전자음악의 에너지도 초여름과 꽤 잘 어울린다. 그런 파티가 어디서 열리는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서울 동네 곳곳의 크고 작은 파티가 열리는 곳을 소개한다. 언제 열리는지는 이들의 인스타그램을 확인하면 된다.

■ 디스코서프: 브런치 먹으면서 디스코에 흔들 흔들

서울 용산구 해방촌(용산2가동과 용산1가 동 일부지역). 이국적 정취의 음식점이 곳곳 에 있어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북적이는 해방촌 거리 뒤편, 하늘거 리는 오후의 햇빛과 딱 어울리는 음악이 흘 러나오는 곳이 있다. 이 공간의 이름은 ‘디 스코서프’. ‘디스코’와 ‘파도타기’라는 말의 조합이 경쾌하다. 디스코서프는 늦은 밤 시간대 영업을 해오다, 5월1일부터 오후와 이른 저녁에도 문을 열기 시작했다. 디스코서프의 오후 프로그램 ‘앵거매니지먼트클럽’ 이 새로 문을 연 것. 일종의 숍인숍(ShopIn-Shop·가게 안 가게)인 셈이다.

“앵거매니지먼트클럽은 ‘브런치 클럽’이라 고 소개할 수 있다. 낮 시간대에 음식을 즐기 면서 음악도 함께 들을 수 있는 공간을 지향 하고 있다.” 앵거매니지먼트클럽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디제이 환(DJ FFAN)의 설명이다. 그는 서울 이태원을 중심으로 여러 클럽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디제이다. 전자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인 클럽이 주로 밤 시간 대의 놀이 공간인데, 그는 한낮에 클럽을 열었다.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에 놀고, 이곳에 서 그 피곤을 음식과 풀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곳에 준비된 음식 중 국물 많은 카레 등 일부 요리는 숙취를 풀 수 있는 해장용이기도 하다.

디제이 환(DJ FFAN)은 앵거매니지먼트를 운영하며 직접 전자음악도 선보인다. 사진 윤동길 (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디제이 환(DJ FFAN)은 앵거매니지먼트를 운영하며 직접 전자음악도 선보인다. 사진 윤동길 (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앵거매니지먼트클럽의 음악 스타일은 ‘발레아레스’(Balearic)이다. 발레아레스는 원래 스페인 이비자 섬을 포함한 ’발레아레스 제도’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편안한 하우스 음악과 디스코, 지중해 음악 등의 장르가 뒤섞인 음악이다. 음악 ‘장르’라기보다는 일종의 음악 ‘스타일’에 가깝다. 한가한 휴양지 섬의 바닷가에서 듣는 편안하면서도 가볍게 춤추며 듣기 좋은 음악 스타일인 셈이다. 앵거매니지먼트클럽은 일요일 오후마다 파티를 연다. 한낮의 나른하면서도 왁자지껄한 파티 분위기를 즐기기에 꼭 알맞다. (서울 용산구 신흥로2길 78 지층/ @discosurf_hbc)

■ 신도시: 색다른 공간, 색다른 음악

공구 상가가 즐비한 서울 을지로 일대. 서울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지만 어두워지면 골목 사이사이 인적마저 드물어지는 곳이 다. 하지만 이곳은 저녁이 되면 ‘열리는 도시’가 있다. ‘신도시’가 있다. 오는 6월이면 문을 연 지 3년째 되는 술집이다. 신도시가 자리 잡은 건물에는 불 밝힌 간판마저 없다. 그러다 건물 5층으로 걸어 올라가면 웃음과 음악 소리가 뒤섞인 공간으로 이어진다.

노 클럽 파티가 열리고 있는 신도시. 사진제공 노뮤직
노 클럽 파티가 열리고 있는 신도시. 사진제공 노뮤직
신도시는 이병재, 이윤호 대표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병재 대표는 신도시 전 이태원의 ‘꽃땅’이라는 술집을 운영하다, 어릴 적부터 흠모하던 종로의 분위기를 좇아 이윤호 대표와 함께 을지로에 자리를 잡았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술집으로 운영되는 이곳은 비정기적으로 밴드 공연 또는 디제잉 파티가 열린다. “스스로를 이태원이나 강남이 아닌 제3의 지대에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주로 공연 기획을 해와 신도시에서도 무대가 펼쳐지곤 한다.” 이병재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신도시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술집이라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이곳을 기반으로 공연, 디제잉, 전시 등이 펼쳐지고 책이나 음반을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도시에서도 전자음악을 중심으로 한 파티를 즐길 수 있다. ‘노 클럽’(No Club)과 ‘레게 낫 레게’(Reggae Not Reggae)가 대표 적이다. ‘노 뮤직’이라는 이름의 전자음악 디제이 모임이 ‘노 클럽’을, 디제이 ‘본 부에노’가 ‘레게 낫 레게’ 파티를 기획하고 이끌고 있다. 노 클럽은 언더그라운드 댄스 음악을 선보이는 작은 전자음악 파티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마니아들이 있을 정도다. 노 클럽 파티는 오는 25일 금요일에도 신도시에서 열릴 예정이다.

신도시에서 열린 노클럽 파티에서 디제잉을 선보이고 있는 디제이 셀피. 사진제공 노뮤직
신도시에서 열린 노클럽 파티에서 디제잉을 선보이고 있는 디제이 셀피. 사진제공 노뮤직
“친구들과 재미있는 것을 해보려고 이 공간을 마련했고, 아무래도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는 음악 역시 서울 홍익대 앞이나, 강남, 이태원에서 유행하는 음악과도 거리가 있다. 넓게 보면 남이 안 하는 새로운 것을 더 좋아하고 즐긴다고 해야 할까?” 이병재 대표의 설명이다. 좀 더 색다른 전자음악, 공연,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밤이 되면 환해지는 도시 ‘신도시’로 발걸음을 옮겨 볼 만하다. (서울 중구 을지로 157 5층/ @seendosi)

■ 디럭스 선셋: 강바람과 함께하는 전자음악 지난 토요일(19일) 오후, 유례없이 밝고 맑은 날씨였다. 오후 느지막이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한강 공원으로 나섰다. 넓은 잔디 밭은 텐트와 그늘막으로 빽빽했다. 그런데도 짜증이 나지 않았다. ‘그래, 이 정도 날씨라면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못 견디게 나오고 싶었을 거야’라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그늘 찾기를 포기하고, 한강과 밤섬이 내다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자 드는 생각. 여기에 음악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

한강 세빛섬에서 열리는 디럭스선셋 파티 사진제공 퓨트 디럭스
한강 세빛섬에서 열리는 디럭스선셋 파티 사진제공 퓨트 디럭스
강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흥겨운 음악을 들으며 여유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이 파티를 놓치지 말자. 방송인이자 디제이로 활동하고 있는 벨기에인 줄리안 퀸타르트와 프랑스인 디제이 얀 카바예가 주축이 되 만든 디제이 크루(집단) ‘퓨트 디럭스’가 기획해 선보이고 있는 파티, ‘디럭스 선셋’ 말이다. 이 파티는 서울 한강 반포지구의 세빛섬 4층과 5층에서 열린다. 퓨트 디럭스 크루로 활동하고 있는 구혁진씨는 “새로운 장소를 찾아서 파티 하는 것을 좋아한다. 미술관, 창고 같은 곳, 진짜 빈 공터 등, 그런 곳을 찾아다니며 공연을 하곤 했다”며 “클럽이 아닌 공간, 바깥에서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다 한강까지 오게 됐다(웃음)”고 말했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디럭스 선셋’ 파티의 최대 강점은 말할 것 없이 한강을 바라보면서 다양한 전자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하우스 음악, 디스코부터 힙합을 비롯한 수많은 장르의 전자음악이 강바람을 가르며 울린다. 구혁진씨는 “음악도 다양하지만, 파티에 오는 사람들 자체가 정말 다양하다. 국적, 옷차림새, 분위기가 저마다 다르고, 그런 것들이 모여서 재미있는 파티 분위기를 낸다”고 설명했다.

디럭스선셋 파티에서 개성 강한 관객들이 많이 찾는다. 사진제공 퓨트 디럭스
디럭스선셋 파티에서 개성 강한 관객들이 많이 찾는다. 사진제공 퓨트 디럭스

그는 이 파티를 좀 더 여유롭게 즐기기 위해서는 늦은 오후보다 이른 오후에 오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 한다. “오후 4시 전까지는 많이 한산한 분위기다. 그러다 오후 5시가 넘어가면 너무 많은 관객이 모여들어 입장을 제한할 때도 있다. 여유로운 분위기에 좋은 음악, 맥주 한 잔을 즐기고 싶다면 이른 오후 시간대를 추천한다.” (서울 서초구 올림픽대로 683 세빛 섬 1섬 4~5층/ @putedeluxekr)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아비치 & EDM

이디엠(EDM):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Electronic Dance Music). 하우스 음악에서 분화한 장르로 2000년대 후반부터 크게 유행했다. 5월 말부터 잇따라 열리는 이디엠 페스티벌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세계적으로 인기 높던 디제이 아비치(Avicii)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지난 4월20일 전해지자 그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ESC] 사랑·섹스…‘초딩’이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1.

[ESC] 사랑·섹스…‘초딩’이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가파른 통영 지리산 아이도 척척 “아빠! 다음 봉우리로 가보자!” [ESC] 2.

가파른 통영 지리산 아이도 척척 “아빠! 다음 봉우리로 가보자!” [ESC]

[ESC] “180도에서 8분”…돈가스 장인 윤종근 회장 추모하며 3.

[ESC] “180도에서 8분”…돈가스 장인 윤종근 회장 추모하며

호랑이가 무서우면 호랑이보다 빨리 뛰면 되지 [ESC] 4.

호랑이가 무서우면 호랑이보다 빨리 뛰면 되지 [ESC]

당신이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무협소설 10선 5.

당신이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무협소설 10선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