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안에 21일 문 연 클럽 크로마의 외부 전경. 사진제공 파라다이스시티
클럽 혹은 나이트클럽.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건물의 지하에 있는 공간? 눈을 부시게 하는 조명과 함께 다소 어두운 분위기가 공존하는 곳? 전형적인 클럽의 이미지다. 그 전형을 완전히 벗어난 클럽이 등장했다. 규모와 시설이 국내를 넘어 동북아시아에서 유일무이하다는 게 클럽 관계자 쪽 설명이다.
인천국제공항 근처에 자리 잡은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가 지난 21일 클럽 크로마(CHROMA)를 열었다. 일단 그 규모를 살펴보자. 3000. 이 클럽을 대표하는 숫자다. 동시에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지상 4층으로 꾸며졌다. 이 클럽은 객실이 있는 건물의 일부를 사용하지 않는다. 아예 별도의 건물이다. 3000명 수용, 지상 4층의 규모가 가능한 이유다.
4층짜리 클럽이 그저 크기만 할 것이라는 편견은 버리자. 이 클럽은 유행하는 전자음악만 다루지 않는다. 크로마는 대중적인 전자음악인 이디엠(EDM·전자 댄스 음악)뿐만 아니라 하우스, 디스코, 테크노 등 다양한 장르의 전자음악을 즐길 수 있게 꾸몄다고 파라다이스시티 쪽은 설명했다. 1층에는 뮤직 라운지가 있고, 2층은 메인 무대와 서브 무대로 분리되어 있다. 3층의 스카이 박스 존은 브이아이피(VIP)를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4층에는 국내 최초로 4계절 내내 수영장 파티를 즐길 수 있는 비치 클럽도 갖췄다. 파라다이스시티 관계자는 “연중 내내 국내외 유명 디제이(DJ)들의 음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단한 규모와 시설이지만, 그것을 압도하는 것이 있다. 바로 클럽 크로마의 건축물 그 자체다.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면서도 황금빛과 곡선이라는 요소는 어딘가 고전적인 느낌을 더한다. 클럽 크로마는 부드러운 천이 덮인 외관이다. 당연하지만 실제로 천이 덮여있는 것은 아니고, 딱딱한 건축 자제로 구현한 외관이다. 그리고 그 위에 황금색을 띠는 햇빛이 내린 듯 꾸며졌다.
건축물 자체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클럽 크로마. 건축에 참여한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말 그대로 입이 벌어진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총출동해 지어졌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름은 ‘엠브이아르디브이’(MVRDV)이다. 크로마의 독특한 외관을 설계한 건축가 그룹이다. 그들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혁신적인 건축가 그룹으로 꼽힌다. 네덜란드에 기반을 둔 엠브이아르디브이는 3명의 건축가 위니 마스(Winy Maas), 야콥 판 레이스(Jacob Van Rijs), 나탈리 드 프리스 (Nathalie de Vries)가 모인 건축가 그룹이다. 이들은 ‘서울로 7017’을 설계하기도 했다.
크로마의 독특한 외관 설계는 어떤 생각에서 비롯한 것일까? 엠브이아르디브이의 멤버 중 한 명인 위니 마스는 파라다이스시티와의 인터뷰에서 두 가지 콘셉트를 크로마 건축 설계에 담았다고 설명한다. “다르지만 하나인 ‘음과 양’의 개념을 담은 건축물을 만들고자 했다. 또 다른 콘셉트는 ‘들어 올린다’(Lift)는 개념이다. 크로마 건물의 중앙 부분을 들러 올렸다. 클럽에 입장하면 매우 들뜬 기분이 드는데, 이를 ‘들어 올린다’는 콘셉트를 통해 축제 분위기를 내고 싶었다.”
위니 마스는 또 파라다이스시티가 공항 근처에 자리 잡은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항상 어떤 것이 건물의 외관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지 논의한다. 크로마의 디자인은 공항 근처에 있으니 하늘에서 봤을 때 눈에 띌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클럽 크로마 안의 메인 스테이지. 사진제공 파라다이스시티
크로마의 실내 디자인에는 조시 헬드 실내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그가 운영하는 회사 ‘조시 헬드 디자인’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뉴욕 등에서 레스토랑과 클럽의 실내 디자인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회사다. 크로마에는 반짝이는 장식물들이 눈에 많이 띈다. 그 정점은 거대한 샹들리에다. 이들은 파라다이스시티 쪽과의 인터뷰에서 “클럽의 경우 실내가 어둡기 때문에 검은 공간으로 단정하기가 쉽다. 우리는 방문객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가구나 벽에 특이한 장식을 더했다”고 말했다.
클럽 크로마는 이번 한가위 연휴 내내 저녁 8시부터 새벽 5시까지 전 층의 문을 연다. 평일에는 1층 뮤직 라운지(오후 3시~새벽 5시), 4층 비치 클럽(저녁 8시~새벽5시)만 운영한다.
글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사진 파라다이스시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