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균 기자의 아내 홍덕만씨가 닌텐도가 출시한 ‘링 피트 어드벤처’ 게임을 즐기며 운동하고 있다. 사진 송호균 객원기자, 그래픽 이임정 기자 imjung@hani.co.kr
부끄럽게도 여태 한 가지 운동을 꾸준히 해본 적이 없다. 운동 수집가처럼 다양한 체력단련에 도전은 해봤다. 헬스장은 물론이요, 퍼스널 트레이닝(PT)도 받아봤다. 수영이나 테니스 같은 평범한 운동도 배웠다. 하지만 어느새 멀어졌다. 10년도 지난 일이지만, 복싱학원에 등록해선 한 달 내내 줄넘기와 ‘원투’ 즉 잽과 스트레이트만 연습하다 결국 나가떨어졌으며, 등산이나 산책을 꾸준히 해보자는 결심도 짧게는 일주일 길어도 한 달을 못 갔다.
종잇장처럼 얇은 의지는 비루한 체력만큼이나 쉽게 바스러지기 일쑤였다. 수영장의 수온이 너무 낮아서, 허벅지의 근육통이 아직 사라지지 않아서, 때로는 트레이너의 압박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너무 덥거나 너무 추워서, 햇살이 너무 좋아서, 아니면 날이 너무 흐려서, 봄비가 싱그러워서, 첫사랑 추억이 떠올라서….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가 10가지라면, 오늘 하루는 쉬어도 된다는 이유는 100가지도 넘게 찾을 수 있었다. 물론 그 달콤한 ‘휴식의 하루’는 하루에서 끝나지 않는다.
새해를 맞이해 많은 독자 제위들께서 새로 운동을 시작하셨을 줄 안다. 그리하여 묻는다. 운동은 꾸준히 하고 계시는지, 당신의 운동은 안녕하신지 말이다. 낮은 탄성과 함께 고개를 떨군 당신이라면 여기 꽤 그럴싸한 해결책이 있다. ‘운동을 할 때 가장 어려운 건 체육관에 나오는 일입니다. 그 어려운 걸 해내셨습니다. 이제 쉬운 걸 해봅시다.’ 한 체육관에 적혀 있는 문구라고 한다. 그렇다. 수영장이든, 헬스장이든 일단 나가는 게 제일 힘들다.
그 과정 자체가 필요 없이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면? 게다가 무작정 몇 가지 동작을 반복하는 일반적인 ‘홈 트레이닝’이 아니라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면? 아니, 정말로 ‘비디오 게임’이 ‘운동’이 되는 방식이라면? 게다가 동네 슈퍼를 갈 때도 마스크를 챙겨야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온 세계를 덮친 요즘이 아닌가. 집에서, 혼자 하는 운동이라면 그런 걱정마저도 접어둘 수 있는 이점이 있다.
ESC는 유명 게임기 제작사인 ‘닌텐도’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링 피트 어드벤처’를 직접 체험하며 게임이 정말 운동이 되는지, 얼마나 재미있는지 확인해봤다. 에스엔에스(SNS)에 훈훈한 체험담이 도배되는 걸 보고 말이다. 유명 운동 전문 유튜브마저 너도나도 경험담을 털어놓으니 궁금해질 수밖에. 한 마디로 설명이 된다. 몬스터를 잡으려면 스쾃이나 런지 같은 동작으로 공격해야 한다. 느낌이 오는가? 바로 그거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오가는 체육 활동 전문교사에게 어린이와 함께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 동작들을 배워봤다. 점차 동호인이 늘고 있는 ‘크로스핏’ 강사에게 홈 트레이닝의 기본적인 동작을 정확하게 수행하는 방법을 익혔다. 그 노하우를 여기 모두 공개한다. 이제 더는 물러설 곳은 없다. 당신의 몸은 운동이 필요하다. 운동하자. 쉽고 재미있게, 집에서 놀면서.
송호균 객원기자 gothroug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