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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그린핑거스가 되고 싶어

등록 2020-04-02 09:28수정 2020-04-02 09:38

커버스토리 | 그린핑거스
코로나19, 식물 키우기 실내 봄맞이에 제격
저승사자 아닌 그린핑거스 되고 싶은 사람들
우울감과 외로움 해소에 큰 도움이 돼
깊은 관심과 정확한 정보 있으면 어렵지 않아
지난달 24일 봄맞이가 한창인 서울식물원에서 이정철 서울식물원 식물연구과장(농학박사)이 곧 심게 될 식물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경지은(스튜디오 어댑터)
지난달 24일 봄맞이가 한창인 서울식물원에서 이정철 서울식물원 식물연구과장(농학박사)이 곧 심게 될 식물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경지은(스튜디오 어댑터)

봄이 왔다. 길거리 눈 닿는 곳마다 꽃나무 가지가 손짓하듯 봄바람에 흔들린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가깝게 가닿을 수 없는 슬픈 꽃나무다. 정부가 코로나19 전염 예방을 위해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권고했다. 경제적 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의지를 가진 지방자치단체들은 꽃놀이 축제 대부분을 취소했다. 창밖의 꽃나무를 시무룩하게 내다보는데, 내 곁의 식물이 말을 건다. “날 봐. 나도 애쓰고 있는 걸.”

바깥에서 봄맞이가 어려운 요즘, 우리가 봄을 느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 곁에 식물을 가까이하는 거다. 봄 햇살을 받고 자라는 식물이 가져다주는 생명력은 갑갑한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식물을 구매할 수 있어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식물을 키워보는 도전도 쉽게 감행할 수 있다. 직장인 지영원(38)씨는 “화훼단지 같은 곳을 방문하기에도 조심스러워서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테이블 야자’를 샀다. 날마다 들여다보며 식물을 키우는 게 그나마 숨통을 트이게 한다”고 말한다.

초록빛 식물은 실제 사람에게 긍정적인 심리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식물을 기르며 느낄 수 있는 심리적 효과로는 우울감 해소 등이 있다. 홀몸 어르신에게 반려식물 보급하는 사업을 진행했던 서울시가 2018년 말 내놓은 통계 자료를 보면, 330명의 1인 가구 어르신 가운데 92%가 ‘반려식물을 기르는 게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93%는 ‘외로움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식물 키우기는 여느 생명을 기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주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어떤 식물을 들여도 시들고 메말라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승사자가 될까 두려운 사람이 많다. ‘식물을 죽였다’는 자책감에 오히려 우울감이 더해지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렇다면, 누구나 ‘그린핑거스’(Greenfingers)가 될 수는 없을까? 그린핑거스는 식물을 잘 기르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일컫는다.

우리 주변의 그린핑거스를 ESC가 찾아 나섰다. 유독 식물이 잘 자라는 공간들이 있다. 뜻밖에 미용실과 부동산공인중개업소는 주요 그린핑거스 업종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미용사와 부동산중개사를 만나 식물 기르는 비결을 물었더니 공통점이 있다. ‘하루 중 식물과의 시간을 꼭 가지는 것’. 식물을 가져다 놓기만 하고, 정성스러운 손길과 관심을 쏟지 않으면 식물 저승사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다. 식물에 시간을 투자하고 손길과 관심을 쏟으면 잘 자란다? 이 조언이 다소 추상적이라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좀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식물 기르는 법도 찾아봤다. 50만4000㎡(축구장 70개 크기)의 서울식물원 내 식물들을 돌보고 있는 이정철 서울식물원 식물관리과장(농학박사)이 알려준 ‘그린핑거스 되는 법’을 따라 해보도록 하자.

초록 식물의 힘을 빌려 봄을 건너면 부디 그 끝에 코로나19의 종식이 있기를 바란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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