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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내 집 직접 지으려면 땅 먼저?…첫걸음은 목공부터

등록 2020-09-10 09:14수정 2020-09-10 14:33

나무 집 지으려는 이들 위한 가이드
집짓기 학교 국내 이미 여러 곳
다양한 유튜브 채널도 교육장 돼
목조주택은 초보 목수도 직접 시공이 가능할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유튜브 <한겨레 작은집아카데미>의 한 장면. 유튜브 화면 갈무리
목조주택은 초보 목수도 직접 시공이 가능할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유튜브 <한겨레 작은집아카데미>의 한 장면. 유튜브 화면 갈무리

집을 소재로 삼은 <구해줘! 홈즈>(MBC), <건축탐구-집>(EBS) 등의 프로그램이 인기다. 바야흐로 ‘집’이 대중의 ‘최애’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머무는 공간 ‘집’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직접 자신의 집을 지으려는 이들의 모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집을 짓는다면 우선 땅이 필요할 것이다. 땅의 모양과 기울기 등의 조건, 주변 환경과 기후 등에 의해 설계의 에이비시(ABC)가 달라진다. 땅이 있다면 공법을 생각해 봐야 하는데, 철근 콘크리트 주택과 목조 주택이 대표적이다. 벽돌을 쌓아 짓는 조적조 방식과 아연도금한 철근을 조립하는 스틸조 방식도 있다.

‘직접 시공’이라는 현실적인 조건을 생각하면 목조 주택이 단연 우선이다. 다른 방식에 비해 직접 시공했을 때 훨씬 더 많은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재료 자체가 상대적으로 경량이기 때문에 다루기 용이해서다.

‘카바농 목조주택 건축학교’의 집짓기 과정.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카바농 목조주택 건축학교’의 집짓기 과정.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목조주택에 대한 의구심은 물론 있다. 화재에 취약하고,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집을 지을 때 철근 콘크리트 구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김헌중씨는 자신의 저서 <목조주택시공>에서 이 같은 인식은 “잘못된 편견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목재의 열전도율은 콘크리트의 10분의 1, 철재의 300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게다가 목조 주택의 경우 화염이 직접 목재에 닿지 않도록 내화성이 강한 단열재를 사용하도록 법규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 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사람이 대피할 수 있도록 1시간가량은 견딜 수 있는 구조라는 이야기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공학부 장극관 교수도 2003년 논문 <환경친화적인 목조주택>에서 ‘목조주택은 가볍기 때문에 지진하중에 저항력이 좋다. 좁은 간격으로 배치되는 골조와 그 위에 못으로 결합하는 구조는 부재 사이의 하중 분담 및 상호 복합작용 때문에 보다 큰 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매우 우수한 저항 성능을 나타낸다’고 썼다.

집짓기 관련 유튜브 채널 &lt;두잇유어셀프&gt;. 유튜브 화면 갈무리
집짓기 관련 유튜브 채널 <두잇유어셀프>. 유튜브 화면 갈무리

김헌중씨는 “콘크리트 건물의 내구연한이 약 50년인 반면 목구조 건물의 평균 내구연수는 50년 이상이고 보수 유지를 철저히 하는 경우는 2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적 소재라는 건 기본이다. 또 목조 주택은 공사기간이 짧고, 연중 시공이 가능하며, 건축자재의 경량화로 시공이 용이해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뚜렷한 장점이 있다. 비전문가인 초보 목수들의 ‘직접 시공’이 가능한 것도 그래서다. 반면 단점은 뭘까? 바로 ‘습기’다. 목조 주택의 특성상 습기에 노출되거나 결로 현상 때문에 이슬이 맺히면 집의 일부가 썩어들어가며 악취가 나거나, 시간이 오래 흐르면 구조 강도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 비가 새지 않도록 하는 시공 기술이나 적절한 방습재와 환기 시설이 필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개인이 직접 집 짓는 걸 교육하는 ‘한겨레 작은집건축학교’의 교장인 문건호(64)씨는 “건축 기술이 발달하면서 습기를 막을 수 있는 자재와 시공 기술 모두 충분히 갖춰져 있고, 개인이 직접 시공하는 경우에도 충분히 이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기 손으로 직접 집을 짓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업자에게 맡기는 것보다 더욱 꼼꼼한 시공을 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한다.

목조 주택을 짓고 있는 사람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목조 주택을 짓고 있는 사람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집짓기는 고강도의 ‘육체노동’과 일정한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일이므로 물론 진입장벽은 높은 편이다. 42기까지 교육을 진행하며 수료생 430여명이 배출되었는데, 직접 집을 지었거나 현재 짓고 있는 건축주는 모두 15명이다. 하지만 ‘내 손으로 짓는 작은 집’을 꿈꾸는 사람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몸을 써서 집을 짓는 과정을 배우는 일 자체가 일종의 ‘레저’로까지 여겨지는 추세라고 한다. 작은집건축학교 입학을 위해선 기본적으로 2~3달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수강신청이 시작되면 순식간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목조 주택 시공을 교육하는 곳도 많이 늘었다. ‘한겨레 작은집건축학교’ 외에도 충남 천안시의 ‘해비타트목조건축학교’(041-555-1743),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에 위치한 ‘카바농 목조주택 건축학교’(010-2216-3261) 등이 꾸준히 교육생을 배출하고 있다.

집짓기 관련 유튜브 채널 &lt;인테리어목수톱스타&gt;. 유튜브 화면 갈무리
집짓기 관련 유튜브 채널 <인테리어목수톱스타>. 유튜브 화면 갈무리

초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공구 사용법만 익혀도 교육 현장에서 당신은 ‘스타’가 될 수 있다. 곧바로 ‘집짓기’에 도전하기보다 주위의 소규모 목재 공방에 등록해 ‘작은 가구 만들기’ 체험을 먼저 해 보는 것도 좋다. 의자나 테이블, 작은 서랍장 등을 만들어 보는 과정에서 못을 박는 ‘타카’, 전동 톱인 ‘직쏘’나 테이블 위에서 목재를 이동시켜 자르는 ‘원형 톱’, 표면을 다듬는 공구인 그라인더 등의 안전한 사용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문씨는 “공구 사용법을 먼저 익히고 오면 더욱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학교에서 처음부터 충분한 교육을 한다. 공구 사용이나 집의 기본적 구조 등에 대해 최소한 유튜브 영상들이라도 찾아보고 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집짓기 전문가인 김헌중씨가 쓴 &lt;목조주택시공&gt;. 도서출판 효일 제공
집짓기 전문가인 김헌중씨가 쓴 <목조주택시공>. 도서출판 효일 제공

집짓기 관련 서적 &lt;햇살과 바람이 머무는 작은집 짓기&gt;. 삼호 미디어 제공
집짓기 관련 서적 <햇살과 바람이 머무는 작은집 짓기>. 삼호 미디어 제공

유튜브에서는 내 손으로 집을 짓거나, 나무를 만지는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는 채널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유튜브 채널 <두잇유어셀프>는 작은 규모의 목조주택인 ‘농막’을 혼자 힘으로 지어나가는 과정을 21개의 시리즈 영상에 자세히 담아낸다. <인테리어목수톱스타>는 집을 짓는 것은 아니지만, 인테리어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 목수의 목공 채널이다. 초보자는 이름도 생소한 목재용 전동 공구들의 사용법을 필두로, 특히 인테리어 시공 과정에서 꼭 필요한 실전 팁을 전수해 주는 채널이다. 작은집건축학교도 <한겨레 작은집아카데미>라는 채널을 직접 운영하는데, 기수별 교육과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고 수료생이 실제 자신이 거주할 집을 짓는 과정도 담아냈다.

일본의 실용 전문 출판사 ‘주부의 벗사’가 펴낸 <햇살과 바람이 머무는 작은집 짓기>(삼호 미디어·2019)도 참고할 만하다. ‘바닥 면적에만 주목하지 말고 공간의 크기를 의식하라’든지, ‘개방적인 공간을 다목적으로 사용하는 생활방식이 효과적’이라는 등의 팁이 가득하다. 가령 거실과 식당, 주방을 독립시키는 게 아니라 하나의 다목적 공간으로 만들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제 집의 구조를 그림과 사진으로 설명해 준다. 다양한 조명과 채광창 설치 등 작은 공간을 크게 즐길 수 있는 인테리어 노하우도 전수한다. 29㎡(9평)부터 69㎡(21평)까지 다양한 ‘작은집’의 내부를 찬찬히 뜯어보고 자신의 필요와 상황에 맞게 나만의 ‘드림 하우스’를 상상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 있는 책이다.

송호균 객원기자 gothroug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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