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인치과에서 ‘전문가 이닦기 프로그램’으로 환자들에게 칫솔질을 알려주며 치아 관리 시범을 보이고 있다.
[건강2.0]
클리닉 탐방 / 서울 ‘인치과’
치과라고 하면 ‘가기 싫은 곳’ ‘무서운 곳’이라는 이미지가 많다. ‘웅웅’ 하는 기계음 소리며, 치과에서 주로 사용하는 망치 같은 도구들은 이런 생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무뚝뚝한 의사에게 입을 떡 벌리고 치료를 받고 나면 다시는 치과에 가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든다.
인(人)치과는 이런 이미지를 탈피한 병원을 꿈꾸는 의사 3명이 모여 만들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에서 만난 김철신, 신순희, 전양호 원장이 그들이다. 김 원장은 “치과는 한번 들러 치료받고 마는 곳이 아니라 편안하게 들러 평생 상담하고 관리받을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생각을 한 이들이기에 병원 이름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지향하는 바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다. 최근 많은 치과들이 미적 아름다움을 모토로 내건 것과는 상반된 방향이다. 그렇기에 상업적 진료보다는 예방 및 관리 위주 프로그램을 강화한 것이 이 병원의 특징이다.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치과 질환은 잇몸병과 충치다. 김 원장은 “이 두 질병은 올바르게 이만 잘 닦아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잇몸병에 걸리면 잇몸 약을 먹는 사람들이 많지만, 잇몸 치료를 한 뒤 이닦기를 잘하는 것이 훨씬 잇몸병에 효과적이란다.
그래서 이들은 전문가 이닦기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의사가 직접 환자의 이를 닦아주며 올바른 이닦기법과 치아 관리 요령을 알려준다. 5만~10만원의 돈을 내면 1년에 정기적으로 병원에 와 스켈링도 하고 이닦기와 구강 점검도 할 수 있다. 일본의 와타나베 칫솔질 클리닉을 모델로 만들었다. 일본 오카야마대학 교수인 와나타베 다쓰오는 만성적인 잇몸병 환자에게 칫솔을 이용해 치아 사이사이를 깨끗이 하는 치료를 겸비한 특수한 칫솔질 방법을 고안해 큰 성공을 거뒀다. 와타나베 교수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서울대에서 연수회를 열었는데, 김철신 원장이 직접 와타나베에게 이를 닦여보니 개운함과 시원함을 느꼈단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인치과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많은 환자들이 만족해하고 있다.
“임플란트 시술에 1시간이 걸린다면, 시술 뒤 치아 관리와 올바른 이닦기에 대해 설명해주는 데만 1시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요.”
환자들과 상담하는 시간이 긴 만큼, 환자들은 의사들을 편하게 대한다.
“치과의사들이 좀더 환자들에게 만만한 대상이 돼야 합니다. 만만해야 뭐든지 잘 물어볼 수 있고 그래야 신뢰가 쌓이니까요.” 인치과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종로구 종로4가 두 곳에 있다. 글·사진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치과의사들이 좀더 환자들에게 만만한 대상이 돼야 합니다. 만만해야 뭐든지 잘 물어볼 수 있고 그래야 신뢰가 쌓이니까요.” 인치과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종로구 종로4가 두 곳에 있다. 글·사진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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