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2.0] 워싱턴대 천박사팀 “가려움증-통증, 독자적인 전달 경로” 주장
가려움증이 널리 알려진 것처럼 가벼운 통증의 일종이 아니라 통증과는 다른 별개의 감각임을 보여주는 이른바 ‘가려움증 신경세포’가 생쥐 실험에서 확인됐다고 미국 연구팀이 주장했다.
최근 워싱턴대학 신경과학자 천저우펑 박사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낸 논문에서 가려움 감각만을 전달하는 척수 신경세포를 생쥐에서 찾아냈으며 생쥐 실험을 통해 가려움증과 통증의 전달 경로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 <비비시>와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동안의 통설은 가려움증과 통증은 몸의 신경계에서 서로 연결돼 있고 가려움증은 일종의 가벼운 통증 정도로 여겨져 만성 가려움증 환자한테 진통제 처방이 내려지기도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뇌에 가려움증 신호를 전하는 독자적 신경전달 경로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가려움증 신경회로가 따로 있다는 학설에 힘을 실어주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연구팀은 2007년 통증은 느끼지 않으면서 가려움증만을 느끼게 하는 이른바 ‘가려움증 유전자’(GRPR)를 처음 찾아낸 데 이어, 이번엔 가려움증 유전자를 없애 통증은 느끼되 가려움증만을 느끼지 못하는 유전자 조작 생쥐를 실험실에서 만들어냄으로써 이런 사실을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통증 감각은 남겨두면서 여러 질병들 탓에 생기는 심각한 가려움증들을 줄이는 새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사이언스> 인터넷판 뉴스 등이 전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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