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2.0] 스웨덴 연구팀 “60㏈ 넘는 차량 소음 혈압 상승”
심한 차량 소음을 늘 들으며 사는 도로변 주민들한테서 고혈압의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룬드대학병원 연구팀은 최근 스웨덴인 2만8000명가량을 대상으로 주거지 주변의 차량 소음 정도가 혈압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해보니 도로 소음이 60㏈(데시벨) 이상인 환경에 노출돼 있는 사람들한테서 혈압 상승 효과가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환경 건강>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심한 소음은 청력에도 영향을 끼치지만 혈압과 심장 박동수, 스트레스 호르몬 등에도 변화를 일으키는데, 이번 조사에선 60㏈ 이상 차량 소음에 늘 노출돼 있을 때 고혈압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이런 혈압 상승은 중년층과 젊은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60~80살 고령자한테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고령자들이 소음에 둔감해졌거나 이미 높은 혈압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방송 <비비시>의 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번 연구에선 60㏈ 이상 도로 소음 때 고혈압 위험이 25%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64㏈ 이상일 때엔 조사 대상자 수가 적어 분명하진 않지만 그 위험이 90%가량 높아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하지만 고혈압의 원인으로는 식생활이나 흡연 등이 훨씬 더 중요하게 꼽히고 있는 터라, 소음이 혈압에 연령별로 얼마나 실제적 영향을 끼치는지에 관한 세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팀은 대부분 도시 거주자들이 55㏈ 이상의 차량 소음을 겪으며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엔 영국 임페리얼런던대학 연구팀이 런던 히스로공항 등 주변에 사는 주민 140명의 수면 중 혈압 변화를 측정해보니 잠잘 때 비행기 소음이 혈압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에 낸 바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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