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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조인 의원님…정치 컨설턴트 ‘혹한기’

등록 2008-12-18 18:35수정 2008-12-19 15:57

[뉴스 쏙]
‘그’는, 유비로 치자면 제갈공명쯤 된다.

오바마에게 대통령직 출마를 처음 권유한 것도,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변화’란 유명한 슬로건을 내세운 것도 그였다. 2008년 미국 대선의 지형을 바꾼 인터넷·풀뿌리 선거운동도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고 한다. 로버트 깁스(차기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는 그를 일컬어 “오바마와 진정한 동지”라고 평했다. 수석 선거전략가 데이비드 액설로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서울 여의도에도 이런 ‘스핀닥터’(선거기획·관리를 담당하는 정치참모) 지망생들이 제법 있다. 흔히 정치컨설턴트로 불리는 이들은 크고 작은 사무실을 차려놓고 내일의 액설로드를 꿈꾼다. ‘민기획’의 박성민씨, ‘이윈컴’을 운영하는 김능구씨, 포스커뮤니케이션의 이경헌씨,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김헌태씨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선거철에 이들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의 선거전략부터 슬로건 작성, 각종 여론조사, 홍보물 제작까지 다양한 일을 한다. 보기에 따라선 컨설팅이라기보다 홍보기획 같기도 하다. 선거철엔 한 달 매출이 수 억원을 헤아린다. 그러나 대선과 총선이 갓 지난 요즘 같은 ‘비수기’엔 사무실 유지가 관건이다.

주된 고객은 아무래도 현역 국회의원들이 많다. 의원들은 1인당 연간 1천만원 이상 지급되는 의정활동비로 각종 여론조사, 선거구민들에게 뿌릴 의정보고서와 정책보고서, 기타 연구용역 등을 외부에 주게 되는데, 이걸 따내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나 최근엔 두 가지 문제가 겹치면서 생존이 더 버거워졌다.

경제위기에 마음부터 얼어붙은 의원들이 ‘지갑’을 닫거나 줄이고 있는데다, 정권 교체 이후 청와대와 국회에서 ‘배출’된 사람들이 몇 곳에 사무실을 차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이다. 참여정부에서 마지막 춘추관장을 지낸 유민영씨는 ‘피크15 솔루션스’라는 컨설팅 업체를 냈고, 17대 국회 때 민병두 의원실 보좌관 출신 김현국씨는 교육위 출신 젊은 보좌관들을 모아 ‘미래와 균형’이란 연구소를 열었다. 지난해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를 도왔던 이경훈씨는 최근 넥스트커뮤니케이션이란 기획사를 다시 차렸다.

이들은 누구보다도 간절히 ‘따뜻한 내년 4월’을 기다린다. 재·보선에 따른 선거 수요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경기·경북·충북 등 교육감 보궐선거는 이미 시동이 걸렸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래도 이들의 꿈과 현실은 아직 괴리가 크다. 우리나라 정치환경은 여전히 액설로드와 같은 동반자보다는 이른바 ‘가신’을 더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경헌 포스커뮤니케이션 대표는 “먼저 정치컨설턴트를 대하는 클라이언트(의뢰인)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으나 더딘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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