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기간 2년을 남기고 전격 경질된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 연합뉴스
에스에스지(SSG) 랜더스가 김원형 감독과 계약을 전격 해지했다. 김 감독은 3년 재계약 기간 중 1년밖에 임기를 채우지 않은 상태였다.
에스에스지 구단은 31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팀을 쇄신하고 더욱 사랑받는 강한 팀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에 구단은 당초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한 변화 범위를 뛰어넘어 현장 리더십 교체까지 단행하게 됐다”면서 김 감독 경질의 배경을 밝혔다.
김원형 감독은 2020시즌 뒤 에스케이(SK) 와이번스 사령탑으로 임명(2년 7억원)됐다. 하지만 2021년 초 에스케이 야구단이 신세계그룹으로 매각되면서 자연스럽게 에스에스지 랜더스 초대 사령탑이 됐다. 2021년에는 부상자가 많이 나오면서 6위로 시즌을 마쳤으나 2022년에는 팀을 KBO리그 사상 첫 와이어투와이어 통합 우승(개막부터 종료일까지 1위 유지)을 이끌었다. 에스에스지 야구단 창단 두 시즌 만의 우승이었다.
재계약(3년 총액 22억원) 첫해인 올해는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면서 정규리그 3위로 가을야구에 올랐다. 그러나 순위 경쟁 여파로 선수들은 지쳐 있었고 준플레이오프 때 4위 엔씨(NC) 다이노스에 맥없이 3전 전패를 당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일찍 탈락했으나 정규리그 3위였고 계약 기간이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전 감독의 경질은 예상외로 받아들여진다. 구단 측은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해지는 절대 아니다”고 했다.
에스에스지 구단은 우승을 했던 지난 시즌 뒤에도 류선규 단장을 경질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이후 정용진 구단주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성용 현 단장이 부임했다. 류선규 단장에 이어 ‘에스케이 와이번스’의 마지막 유산이던 김원형 감독마저 경질하며 에스에스지가 이전 구단의 색을 지우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직 차기 감독이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야구계에는 파격 선임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처럼 프로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는 이를 발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스에스지 구단 측은 “팀 상황과 운영 방향성에 맞는 기준을 세우고 신속하게 (신임 감독) 인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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