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전 11번째 선발승 불발
6회까지 ‘노히트 노런’ 아쉬움
6회까지 ‘노히트 노런’ 아쉬움
엔씨(NC) 선발 에릭 해커(31)는 올 시즌 ‘두 얼굴의 사나이’였다. 그는 개막 이후 13경기에서 8승 무패를 기록하며 전반기 최고의 선발투수로 군림했다. 이후 10경기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한 채 6패만을 떠안았다. 잘 던지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완투패를 당하는가 하면 수비 실책으로 다 잡은 경기를 내준 일도 있었다.
17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서도 에릭은 다시 한번 지독한 불운을 겪으며 최근 열한번째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챙기는 데 실패했다. 에릭은 6회까지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는 ‘노히트 노런’ 경기(1볼넷)를 펼쳤다. 7회에도 정근우한테 안타를 하나 내줬을 뿐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까지 7이닝 동안 22타자한테 14개 땅볼 아웃을 뺏을 만큼 압도적인 구위를 보였다. 하지만 에릭이 내려오자마자 한화는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최진행의 홈런 포함 연속 3안타로 경기를 2-3으로 뒤집었다.
거짓말 같은 상황에 승리가 날아간 에릭은 고개를 떨궜지만, 그의 역투는 엔씨의 거짓말 같은 재역전승의 밑천이 됐다. 엔씨는 8회말 공격에서 선두 타자 나성범의 번트 안타 뒤, 에릭 테임즈가 볼카운트 2-1에서 상대 투수 박정진의 142㎞짜리 높은 직구를 받아쳐 외야 정중앙 담장을 넘는 역전 홈런으로 연결했다. 승기를 잡은 엔씨는 마무리 김진성을 투입해 한점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 뒤 테임즈는 “선발투수 에릭이 역투를 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 야구란 게 뜻대로 되지 않지만 오늘은 잘 풀려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4위 롯데와의 승차를 6경기로 유지하며 실낱같던 4강 진출을 기대하고 있는 한화는 최근 2연패를 당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이 더 멀어지게 됐다.
대구에서 열린 삼성-엘지전은 3회말 쏟아진 비로 경기 시작 1시간 28분 만에 시즌 8호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넥센-기아전도 광주에 내린 비로 취소됐다. 두 경기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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