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연합뉴스)
‘끝판 대장’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이 데뷔 첫 해 일본 무대에서 역대 외국인 마무리 투수들의 기록을 차례로 허물어 가고 있다.
오승환은 17일 요코하마 디엔에이(DeNA) 베이스타스와의 경기에서 5-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30세이브(1승2패)를 챙겼다. 경기 뒤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이브 개수를 목표로 정하지는 않아서 (30세이브가) 특별하지는 않다”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지만, 최근 오승환의 ‘기록쌓기’ 기세가 대단하다.
리그 구원왕은 이미 예약해뒀다. 이날 세이브를 추가한 오승환은 센트럴리그 구원부문 2위 스콧 매티슨(요미우리 자이언츠·4승3패21세)과 격차를 9개까지 벌렸다. 한국 선수 가운데 일본에서 구원왕이 된 경우는 아직 없다.
또 다른 기록 달성에도 눈길이 쏠린다. 이날 역투로 오승환은 2011년 후지카와 큐지(41세이브·현 시카고 컵스) 이후 구단 첫 30세이브 고지에 오른 투수가 됐다. 앞서 오승환은 1998년 벤 리베라가 세운 한신 구단 한 시즌 외국인선수 최다 세이브(27세이브) 기록을 16년 만에 갈아치운 바 있다.
선동열(51·현 기아 타이거즈 감독), 임창용(38·삼성 라이온즈 투수) 등 한국 최고 투수들이 일본 무대에 새겨둔 이정표도 고쳐쓸 전망이다. 선 감독과 임창용은 일본에서 각각 38세이브(1997년), 33세이브(2008년)를 기록했다. 최근 5경기에서 2~3일꼴로 세이브를 올리는 오승환의 추세를 보면 이들의 기록을 넘어서는 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2008년 마크 크룬(은퇴·당시 요미우리)이 세운 일본야구 외국인 최다 세이브(41세이브) 기록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한신이 아직 40여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만큼 오승환의 현재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기록이다. 오승환은 7월 10세이브(12경기)를 올렸고, 8월에도 두자릿수 세이브가 가능하다. 이달 들어 실점이 전혀 없고, 이닝당 평균 1.89개 탈삼진을 뽑을 만큼 공의 구위도 위력적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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