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2)
이달에만 네번째…감 되찾은듯
베이스를 도는 추신수(32·사진)에게 텍사스 레인저스 경기 중계진은 “무례하다”며 짐짓 농을 던졌다. 이들이 막 경기 소개를 시작했는데 추신수가 초구를 두들겨 그대로 담장밖으로 넘겼기 때문이다. 중계진은 “그렇지만 저게 바로 추신수”라며 ‘거포 톱타자’로서 가치를 평가했다.
추신수가 24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안방경기에서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터뜨렸다. 추신수는 상대 선발 제러미 거스리(35)의 시속 142㎞ 바깥쪽 낮은 커터를 밀어쳐 비거리 132m짜리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추신수가 주로 선두타자로 활약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14번째 선두타자 홈런이자 4번째 초구 홈런이다. 네드 요스트 캔자스시티 감독이 “거스리의 낮게 깔린 공이 매우 좋았는데 추신수가 야구장 밖으로 공을 날려버렸다”고 따로 언급할 만큼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텍사스는 시즌 49승79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 엘에이 에인절스에 27경기 차 뒤진 최하위에 처져 있다.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던 추신수로서는 다음 시즌을 위해서라도 개인 성적을 끌어올리면서 타격 밸런스를 찾아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타구 비거리가 늘어나는 점은 반갑다. 이날 홈런으로 추신수는 지난 17일 에인절스전 이후 5경기 만에 시즌 13호 홈런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는 중심타자 아드리안 벨트레에 이어 홈런 부문 2위다. 특히 이달에만 네번째 홈런을 뽑아내면서 타격감을 되찾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추신수는 나머지 세 타석에서는 삼진과 내야 땅볼 두개로 물러나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42를 유지했다. 텍사스는 추신수의 1회 홈런 이후 8회까지 득점을 올리지 못한 채 3-6으로 졌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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