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노모 수상자 선정
1990년대 메이저리그에 황색 돌풍이 일었다. 발원지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42)와 ‘일본발 토네이도’ 노모 히데오(47)였다.
앞선 것은 노모였다.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뒤 199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종주국 미국이 아시아 야구를 한참 얕잡아 보던 당시 명문 엘에이 다저스에 입단해 첫해 신인상을 땄다. 몸을 꽈배기처럼 꼬아 던지는 그의 ‘토네이도 투구폼’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양대리그 노히트 노런 기록을 비롯해 통산 123승109패(평균자책 4.24점)로 큰 발자취를 남겼다.
1994년 박찬호는 풋내기 신인이었다. 시속 160㎞를 오가는 강속구를 던졌지만, 제구가 되지 않았다. ‘전설’ 놀런 라이언을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하이키킹도 눈길을 끄는 데 그쳤다. 그러나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양키스 등 7개 팀에서 17년간 활약하며 통산 124승98패(평균자책 4.36점)로 노모의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을 넘었다. 세계 야구의 변방이던 한국은 박찬호 이후 메이저리그 선수 수급을 위한 ‘블루 오션’으로 관심을 받았다.
미국의 <이에스피엔>은 1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에게 ‘야구 개척자상’을 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달 임기를 마치는 버드 셀리그 메이저리그 총재가 18일 이임식에서 직접 상을 수여한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야구에 대한 편견을 깨고,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운 것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박찬호와 노모는 역대 한일 야구 최고 라이벌로 꼽힌다. 다저스에서 나란히 에이스급 투수로 활약한 인연도 있다. 이들 이후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 더 공정한 대우를 받으며 활약하고 있다. 다저스에서 둘을 모두 가르쳤던 토미 라소다 전 감독(현재는 다저스 고문)은 더스티 베이커 전 신시내티 레즈 감독과 함께 지도자상을 받는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노모 히데오. 사진 AP 연합뉴스
박찬호. 사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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