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선택도 내 손안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느긋하다. 지난 주말 잠실 라이벌 엘지(LG) 트윈스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2위 그룹과의 승차를 10경기로 벌렸다. 이번 주엔 2위 에스케이(SK) 와이번스와 3위 한화 이글스를 차례로 상대한다. 이어 다음주엔 다시 엘지와 주중 3연전을 펼친다.
치열한 2위 다툼의 선택권을 두산이 쥔 모양새다. 상승세의 엘지는 승패 마진이 +10까지 벌어놨다가 지난 주말 두산을 만나 치명타를 입었다. 그것도 3경기 모두 역전패를 당했다. 클리닝타임 전까지 웃다가 경기 후반 불펜진이 무너지며 2위 그룹과 3경기 차로 벌어졌다.
엘지는 올 시즌 넥센전 9연승으로 웃었지만 두산전에서 8전 8패를 당하는 등 지난해 9월부터 10연패에 빠졌다. 자칫 2005년 ‘두산전 이길 때까지 무료입장’의 굴욕이 되살아날 판이다. 당시 엘지는 두산한테 또 지면 해당 경기에 왔던 관객은 그 다음 경기 무료입장이라는 특단의 대책을 내렸다. 이벤트 시행 이후 한 경기를 더 내줘 8연패까지 기록한 뒤 9번째 경기 만에 가까스로 연패를 끊었다. 올해는 당시보다 연패가 더 길다. 게다가 엘지는 아직도 두산과 8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두산은 에스케이와 한화를 상대로도 각각 5승2패, 5승4패로 맞대결 성적 우위다. 두 팀도 두산과 각각 9경기, 7경기나 남았다. 에스케이는 두산전 팀타율이 0.248(시즌 팀타율 0.281)에 불과할 정도로 타자들이 유독 두산 마운드에 약했다. 최정은 두산을 상대로 4홈런을 쳤지만, 타율 0.240으로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 제이미 로맥은 타율 0.250, 2홈런, 김동엽은 타율 0.200, 2홈런으로 고전했다.
한화는 그나마 2위 경쟁팀 중 두산과 가장 대등하게 맞섰다. 재러드 호잉이 두산전 타율 0.400, 4홈런으로 활약했고, 톱타자 이용규도 출루율 0.471로 두산을 괴롭혔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타선의 침묵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이 부상으로 다시 이탈하는 악재가 겹쳤다. 한화는 7월 6승9패로 주춤거리고 있다. 두산은 7월 10승4패로 흔들림이 없고, 에스케이도 7월 들어 9승6패로 힘을 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두산은 아시안게임 휴식기(8월17일~9월3일) 전에 최대한 승수를 벌려 놓은 뒤 9월 중순 이전에 정규시즌 우승을 빨리 확정하고 주전 선수들 휴식과 부상 치료 등 ‘관리’에 들어가길 원한다. 과연 2위는 누구 차지일까. ‘절대 강자’ 두산과의 맞대결이 관건이다.
‘가을 야구’ 마지막 티켓인 5위 다툼도 치열하다. 주말 경쟁팀간 3연전이 관건이다. 5위 넥센과 8위 롯데는 시원한 고척돔에서, 6위 기아(KIA)와 7위 삼성은 ‘대프리카’ 대구에서 각각 맞대결을 펼친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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