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31)가 역대 포수 최고액이자,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사상 두번째로 큰 금액으로 엔씨(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엔씨는 11일 “양의지와 2022년까지 4년간 125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60억원, 총연봉 65억원”이라고 밝혔다. 125억원은 이대호가 2017년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할 때 기록한 150억원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규모의 계약이다. 또 올 시즌을 앞두고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할 때 맺은 4년 80억원을 넘어서는 역대 포수 최고액 계약이다.
양의지는 엔씨 구단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도전을 선택하게 됐다.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기회를 주신 엔씨 구단에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의 저를 있게 해주신 두산 구단과 김태형 감독님, 동료 선수들, 그리고 (두산) 팬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종문 엔씨 단장은 “창원 새 야구장 시대에 맞춰 창원시민과 경남도민의 팬심에 화답하는 길은 선수단에 과감히 투자해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다이노스가 내년 가을야구에 다시 도전하며 강팀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이동욱 엔씨 감독은 “양의지는 앉아만 있어도, 그리고 라인업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상대 팀에 압박감을 주는 선수”라며 “포수에 대한 고민을 해소하면서 공격력도 보강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애초 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최대어’로 꼽혔다. 그는 2006년 2차 8라운드 59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뒤 군 복무를 마치고 2010년부터 두산 주전 포수로 뛰었다.
양의지는 공수를 겸비한 당대 최고의 포수다. 양의지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358로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잠실구장이 홈구장이면서도 23홈런을 칠 정도로 장타력도 갖췄다. 도루 저지율도 0.378로 10개 구단 포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수치화할 수는 없지만 투수 리드에서도 최고로 평가받는다.
양의지는 10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최다 득표(유효표 349표 중 331표, 94.8%)를 달성하며 황금장갑을 손에 넣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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