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에는 ‘2년 차 징크스’라는 것이 있다. 데뷔 시즌에 맹활약했던 선수들이 다음 시즌에는 부진하다는 징크스다.
올 시즌 프로야구 케이비오(KBO)리그에서는 케이티(kt) 위즈(wiz)의 외야수 강백호(20), 한화 이글스의 내야수 정은원(19), 키움 히어로즈의 선발 투수 안우진(20)이 최근까지 2년 차 징크스를 이겨내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신인왕 강백호는 리그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고, 정은원은 타격과 수비, 주루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주전 리드오프 자리를 꿰찼다. 안우진도 팀의 선발투수 한 자리를 꿰차며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최근 2년 차 징크스가 엄습하고 있다. 강백호는 경기장의 부실한 시설물 탓에 부상 날벼락을 맞았다.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서 파울 타구를 잡은 뒤 몸을 지탱하려고 관중석 그물망 기둥을 잡았다가 불쑥 튀어나온 나사에 손바닥이 찔렸다. 신경이 손상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손바닥 봉합수술을 받은 그는 8주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 타율 0.290에 29홈런을 폭발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던 강백호는 25일까지 타율 4위(0.339), 안타 2위(103개)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은 상대 팀의 집중 분석에 고전하고 있다. 안우진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간결하지 못한 투구폼 탓에 도루를 많이 허용하고 있다. 상대 팀들이 이 점을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안우진의 멘털이 흔들리고 있다.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기아(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도 안우진은 도루 2개를 내주며 흔들렸고, 결국 4이닝 6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안우진의 평균자책점은 5월까지 4점대로 준수했지만, 6월 이후 6.86으로 크게 올랐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안)우진이는 투구폼 문제를 계속 점검하고 있다”며 “올 시즌이 끝난 뒤 제대로 매만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한화의 마스코트로 떠오른 정은원은 상대팀의 집중 견제에다 체력 문제를 드러내며 악전고투 중이다. 정은원은 4월까지 타율 0.314로 팀 내 1위였지만 5월 이후 조금씩 페이스가 떨어졌고, 급기야 6월 타율은 0.286을 기록하고 있다.
정은원은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는 데다, 최근까지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부진하면서 집중 견제 대상이 됐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이제 반환점을 넘어섰다. 세 선수가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하고 후반기에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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