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10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시범경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서 2회 투구 전 몸을 풀고 있다. 더니든/유에스에이 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류현진(33·토론토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같은 날 선발 등판해 무실점 호투로 나란히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10일 오전 2시7분(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로 나서 4⅓이닝을 3안타 4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2시5분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미네소타 트윈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3이닝 2안타 4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두 사람은 이날 5이닝을 채우진 못했지만 팀이 승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두 사람은 이날 자신의 장점을 잘 보여줬다.
류현진은 뛰어난 완급 조절과 위기관리 능력, 다양한 변화구로 탬파베이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지난달 28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시범경기에 등판해 2이닝 동안 41개의 공을 던져 1실점한 류현진은 이달 5일에는 마이너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한 시뮬레이션 투구에서 3⅔이닝 동안 50개의 공을 던졌다. 그리고 5일 만에 마운드에 올라 투구 수 64개를 기록했다.
1회 상대 팀 선두타자 쓰쓰고 요시토모와 후속타자 호세 마르티네스를 2루 땅볼과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류현진은 케빈 키어마이어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2회엔 선두타자 윌리 애덤스에게 우익수 쪽 2루타를 허용했지만 조이 웬들을 삼진으로 잡고 대니얼 로버트슨을 유격수 땅볼, 마이크 페레스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3회에도 1사 이후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1사 1루에서 쓰쓰고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마르티네스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면서 2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키어마이어를 삼진으로 잡아 실점하지 않았다. 4회를 삼자범퇴로 완벽하게 막은 류현진은 5회 첫 타자 페레스를 1루 땅볼로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상대 팀 선발인 2018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은 1회에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볼넷을 4개 내주는 등 극심한 난조 속에 조기 강판됐다. 토론토는 8-3으로 승리했다.
김광현 자료사진. 유에스에이 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김광현은 이날도 빠른 템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진쇼를 펼쳤다. 투구 수 46개를 채우고 2-0으로 앞선 4회 대니얼 폰스 디 리온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세인트루이스는 3-0으로 승리했다.
김광현은 시범경기에서 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ERA) 0의 행진을 이어갔다. 8이닝 동안 5안타, 삼진 11개를 뽑아냈다.
김광현은 홈런타자들이 즐비한 미네소타 타자들을 상대로 비교적 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1회 시작과 함께 맥스 케플러, 조시 도널드슨을 연속 삼진으로 잡앗고 호르헤 폴랑코를 투수앞 땅볼로 요리했다. 2회에도 4번타자 넬슨 크루스를 삼진으로 잡는 등 삼자범퇴로 막은 김광현은 3회 1사 뒤 알렉스 아빌라, 힐베르토 셀레스티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 2루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케플러를 중견수뜬공으로 처리하고 도널드슨을 3루수 땅볼로 잡아 이닝을 끝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케이비오(KBO)리그에서 라이벌구도를 연출했지만 선발로 맞대결을 펼친 적은 한번도 없다. 김광현이 올시즌 무난하게 선발진에 합류할 경우 한국서 펼치지 못한 두 투수의 대결이 미국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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