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양의지가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KS) 4차전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6회 초 2사 2루 때 적시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4시간24분 간 펼쳐진 3차전이 끝나고 15시간 뒤 열린 4차전. 양 팀 모두 지친 상태에서 치른 경기의 최종 승자는 엔씨(NC) 다이노스였다.
엔씨는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케이비오(KBO)리그 한국시리즈(4선승제) 4차전에서 양의지의 결승타와 구원 등판한 드류 루친스키의 호투로 두산 베어스를 3-0으로 물리쳤다. 2승2패 동률을 이룬 양 팀은 하루를 쉰 뒤 23일 같은 장소에서 5차전을 치른다. 5차전 선발은 구창모(NC)-플렉센(두산)의 선발 대결로 펼쳐진다.
NC 다이노스 송명기가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KS) 4차전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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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건들의 포크볼 싸움
양 팀 선발로 등판한 20살 송명기(NC)와 21살 김민규(두산)는 예상 외의 호투를 보여줬다. 송명기와 김민규 둘 모두 결정구는 포크볼이었다. 송명기는 5이닝동안 최고 시속 148㎞ 속구(44개)와 포크볼(25개)을 앞세워 5이닝동안 두산 타선에 단 2개의 안타만 내주면서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볼넷은 2개, 탈삼진은 4개. 가을야구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경기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깜짝 선발’로 나선 김민규는 시속 145㎞의 속구와 슬라이더, 포크볼을 섞어 던지며 5⅓이닝 4피안타 1실점했다. 김민규는 이날 선발 등판 이전에는 구원으로만 등판해 빼어난 투구를 뽐낸 바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 등판 성적은 4경기 11⅔이닝 1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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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끝난 투수교체
두산 김태형 감독은 6회초 1사 뒤 김민규가 이명기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하자 곧바로 마무리 투수 이영하를 올렸다. 2차전(⅓이닝 4피안타 3실점)에서 안 좋았던 이영하는 선발 경험이 있어서 롱릴리프 역할이 가능했다. 이영하는 나성범을 2루 땅볼로 잡아냈으나 양의지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줬고, 강진성 타석 때 폭투 뒤 다시 좌중간 안타를 얻어맞았다. 0-0의 균형이 깨지면서 순식간에 경기는 2-0이 됐다.
반면 엔씨 이동욱 감독은 빠른 투수교체로 성공했다. 잘 던지던 송명기를 6회 시작부터 내렸고 임정호가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자 곧바로 김진성을 투입해 불을 껐다. 이 감독은 2-0으로 앞선 7회말 1사1루서는 1차전 선발이었던 루친스키를 마운드에 올리는 강수를 뒀다. 루친스키는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퍼펙트하게 틀어막고 승리를 지켰다. 탈삼진은 4개.
NC 다이노스 드류 루친스키가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KS) 4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7회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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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빼고는 0안타의 반달곰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시작해 이날 10번째 가을야구를 치렀다. 가뜩이나 전날 밤경기를 한 뒤 이날 낮경기에 들어가 피로도가 상당할 터. 이 때문인지 두산 타선은 8회까지 단 3안타만 기록했다. 2,3차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김재호가 모두 친 안타였다. 두산으로서는 0-0이던 5회말 선두타자 김재호가 2루타를 치고 출루한 뒤 만든 무사 2루 기회에서 점수를 못 뽑은 것이 아쉬웠다.
전날 두산(9개)보다 안타 4개를 더 치고도 졌던 엔씨는 이날도 9안타를 쳤다. 9회초 2사 후 알테어가 좌전안타를 치고 출루해 도루에 성공한 뒤 만든 2사 2루에서 터진 지석훈의 좌전 2루타가 결정적이었다. 이는 지석훈의 시리즈 첫 안타였다.
한편 이날 고척돔에는 수용 규모의 30%인 5100명이 꽉 들어차 매진을 기록했다. 엔씨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는 이날도 직원 100여명과 고척돔을 찾아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김 대표이사는 1차전부터 계속 야구장에서 관전중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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