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피스 그리즐리스의 가드 자 모란트. AP 연합뉴스
두번째 기회를 두번째 징계로 돌려받았다. 미국프로농구(NBA)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스타 자 모란트(23)가 다시 총기 문제를 일으키며 24경기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엔비에이 사무국은 17일(한국시각) 공식누리집을 통해 “모란트가 리그에 해가 되는 행동으로
25경기 무급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라고 발표했다. 이번 징계는 오는 2023∼2024시즌 첫 경기부터 적용된다. 이미 멤피스 구단으로부터 활동 정지 처분을 받은 모란트는 징계가 풀리는 날까지 프리 시즌 경기를 포함한 모든 팀 이벤트와 공개 일정에 참여할 수 없다.
모란트는 지난달 14일 지인과 소셜미디어 생방송 중 차 안에서 랩을 하다
권총을 꺼내 드는 모습을 보였다. 운전석에 있던 지인이 다급하게 화면을 내리고 총을 집어넣게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미 지난 3월에도 술에 취한 채 소셜미디어 라이브 카메라 앞에서 권총을 쥐고 흔들었던 전력이 있기에 사안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다. 당시 모란트에게는
8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애덤 실버 엔비에이 총재는 “모란트가 3월 징계 이후 다시 소셜미디어 앞에서 총기를 휘두른 건 당혹스럽고 우려되는 행동이다. 특히 다른 젊은이들이 모란트의 행동을 모방하려 들지 않을까 걱정된다“라며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25경기 징계는 적절하다고 본다. 총기를 든 채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벌이는 일은 절대 용납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했다.
모란트의 징계는 실버 총재 재임 기간(2014년∼)을 통틀어 두번째로 길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샬럿 호네츠 출신 포워드 마일스 브리지스가 가정 폭력 사건으로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관련해 미국프로농구선수협회(NBPA)는 “(모란트의 징계가) 과도하고 부적절하다. 리그의 과거 징계에 비춰볼 때 공정하지도 일관되지도 않다”라는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가드 자 모란트. AFP 연합뉴스
그러나 멤피스 구단은 “리그의 결정을 존중한다”라고 했고, 모란트 역시 징계 결정 직후 성명을 통해 “제가 얼마나 많은 아픔을 야기했는지 반성하고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엔비에이, 멤피스 팀, 동료 선수들, 멤피스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라며 “비시즌과 출전 정지 기간 저 자신의 정신 건강과 판단력을 낫게 하고자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모란트가 본인과 팀에 입힌 손해는 막대하다. 새 시즌 3350만달러(약 428억원) 연봉을 수령할 예정이었던 모란트는 출전 정지 기간 경기당 30만달러씩 약 750만달러(약 96억원) 상당의 손실을 보게 됐다. 정규 리그 82경기 중 최대 57경기밖에 뛸 수 없기 때문에 최우수선수(MVP)나 올엔비에이팀 수상도 어렵다.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단체 협약 규정상 상을 받으려면
65경기 이상 출전해야 한다.
지난 시즌, 멤피스는 모란트가 뛰지 못했을 때는 11승10패, 모란트가 뛰었을 때는 40승 21패를 기록했다. 모란트는 지난 시즌 두번째 올스타에 선발되며 정규시즌 평균 26.5득점 5.9리바운드 8.1도움을 올렸고, 포스트시즌에는 24.6득점 6.8리바운드 7도움으로 활약했으나 서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에 2승4패로 패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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