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 또 신중. 퍼팅에 온갖 정성을 쏟았다. 박빙의 우위를 놓치지 않으려는 그 집념이 결실을 맺었다. 바로 1타차의 짜릿한 우승이었다.
저력의 임희정(21)이 22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민쉼터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며, 1~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6승의 괴력을 뽐낸 박민지(23)가 10언더파 278타 공동 2위로 바짝 추격했지만, 막판까지 집중, 또 집중하면서 막아냈다.
2019년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 이어 1년 10개월 만에 통산 4승째를 거둔 임희정은 2019년 생애 첫 우승을 따냈던 대회에서 다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대회가 열리지 않아 타이틀을 방어한 셈이다. 우승상금 1억4400만원을 챙긴 임희정은 상금 랭킹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악천후로 순연된 3라운드가 이날 오전까지 이어졌고, 정오부터 각 홀에서 일제히 출발하는 샷건 방식으로 들어간 4라운드 흐름은 경기 후반부에 요동쳤다. 박민지가 10번홀(파4) 버디로 10언더파를 기록했고, 임희정이 11번홀(파5) 버디로 역시 10언더파에 합류하면서 순식간에 공동 선두가 오지현(25), 이가영(22)까지 4명으로 늘어났다.
치열한 선두 다툼에서 치고 나간 선수는 13번홀(파4) 버디 추가로 11언더파를 기록한 임희정. 시즌 7승에 도전한 박민지는 이후 매 홀마다 살짝 못 미치거나 빗나가는 퍼팅으로 임희정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강원도가 고향이고, 어려서부터 대회장 코스에 익숙했던 임희정은 “루키 때 3승 이후 오래 걸렸다. 힘든 시간이 많았지만 극복해 첫 우승한 곳에서 4번째 우승해 기쁘다. 지켜봐 주신 팬들을 위해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지와 함께 오지현, 김재희(20), 허다빈(23)이 공동 2위에 올랐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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