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이 22일(한국시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올해의 선수’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플로리다/AFP 연합뉴스
고진영(26)이 대역전 쇼를 펼쳤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올해의 선수’ 및 ‘상금왕’으로 우뚝 섰다.
고진영은 22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골프클럽(파72·6366야드)에서 끝난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500만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9개로 9타를 줄여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손목 통증이 있었지만 2위 하타오카 나사(일본)를 1타 차이로 제쳤다. 시즌 5승 및 통산 12승째. 엘피지에이 한 시즌 5승은 2016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이후 처음이다.
이날 우승으로 고진영은 여자 골프 세계 1위 넬리 코다(미국)를 제치고 ‘올해의 선수’를 확정 지었다. 지난 2019년 이후 두 번째 수상이다. 한국 선수가 ‘올해의 선수’로 두 차례 선정된 것은 고진영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고진영은 ‘올해의 선수’ 부문 2위를 달리고 있었다.
상금 부문에서도 역전을 일궈냈다. 우승상금 150만달러(17억8000만원)를 추가해 시즌 상금 350만2161달러로 상금왕 3연패를 이뤘다. 3년 연속 상금왕은 로레나 오초아(2006~2008년·멕시코) 이후 13년 만이다. 한국 선수로는 물론 최초다. 1라운드 11번 홀에서 눈물까지 흘릴 정도로 손목 통증이 있었지만 참고 인내한 결과물이다.
“63타는 개인 최고 기록”이라는 고진영은 경기 뒤 “(손목 통증으로) 연습을 많이 못 해서 지금의 결과가 어떻게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 한국 선수 최초 ‘올해의 선수’ 2회 수상이라 더 영광스럽다”면서 “시즌 초반 슬럼프 때는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5번이나 우승해 2019년보다 더 기쁜 것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 날 ‘올해의 선수’ 부문 등에서 역전을 당한 코다는 “오늘은 분명 ‘고진영 쇼’였다. 그걸 지켜보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었다”며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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