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의 핸드폰 벨 소리로 끊어진 두 번의 리듬. 하지만 정상에 오르려면 그것도 극복해야 했다. 그리고 서요섭(26)이 챔피언의 힘을 보여주었다.
서요섭이 28일 전북 군산의 군산CC(파72·7천269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바디프랜드 팬텀로보 군산CC오픈(총상금 5억원)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선두로 마쳤다.
서요섭은 동타를 이룬 함정우(28), 황인춘(48)과 함께 18번 홀(파4)에서 연장전을 펼쳤고, 세번째 연장 승부 만에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통산 4승을 일군 서요섭은 우승상금 1억원을 챙겼다.
이날 경기는 상위권 톱5의 선수들의 팽팽한 접전으로 막판까지 긴장이 고조됐다. 하지만 갤러리 사이에서 나온 두 차례 핸드폰 벨 소리 등 소음이 선수들의 집중력을 방해했다. 경기 중 대회조직위 쪽의 방송도 문제였다. 특히 서요섭은 이날 18번 홀 티샷 자세에 들어갔을 때, 연장 2차전 퍼팅 어드레스를 취했을 때 울린 벨 소리의 직접 피해자가 됐다. 이날 우승으로 불편한 마음을 날려버렸지만, 팬들은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정확한 드라이버 샷 등으로 안정감을 보여준 서요섭은 연장 3차전에서 2차전 때와 비슷한 위치에 공을 그린에 올린 뒤 까다로운 거리의 퍼팅에 성공하면서 최후에 웃었다.
그는 경기 뒤 “믿어지지 않는다. 연장 승부에서 이긴 것은 처음이다. 기쁘다”고 말했다. 또 “3홀까지 가는 싸움이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모든 것을 다 쏟아냈다.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준 팬들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함정우와 황인춘은 연장 3차전 세컨드 샷을 서요섭의 공보다 홀컵에서 먼 곳에 떨구면서 경쟁에서 밀렸다.
이날 선두로 출발했던 강경남(39)이 3타를 줄이며 13언더파 275타 4위, 변진재(33)가 7타를 줄여 5위(12언더파 276타)로 마쳤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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