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앞두고 ‘챔피언스 디너’ 공개
양용은 “김치찌개” 최경주 “청국장”
양용은 “김치찌개” 최경주 “청국장”
대구 식당 아줌마의 메이저 골프대회 ‘마스터스’ 진출이 이뤄질 수 있을까? 한국 프로골퍼 배상문(28·캘러웨이)이 올해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
미국 프로골프 피지에이(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 개막을 이틀 앞둔 8일 배상문은 “대구 어느 산자락에 끝내주는 닭볶음탕 요리를 하는 식당이 있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그 식당 아줌마를 미국에 모시고 와 선수들한테 음식을 대접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프로골프에서 전년도 우승자가 역대 우승자한테 저녁을 대접하는 ‘챔피언스 디너’ 전통이 있다. 미국의 전설적인 골프선수 벤 호건이 1951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이듬해 ‘선배 우승자’들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면서 시작됐다. 반세기 넘게 이어져온 전통으로, 골프선수라면 누구나 한번쯤 ‘챔피언스 디너’를 대접하고 싶어한다. 우승자들이 대개 자신의 고향 음식을 제공해 왔는데, 올해 대회를 앞두고 배상문은 “우승하면 내년에 청양고추를 뿌려넣은 닭볶음탕을 챔피언스 디너 메뉴로 택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배상문과 함께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양용은(42·KB금융그룹)은 “우승하면 김치찌개와 수육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양용은은 지난 2009년 피지에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1년 뒤 열린 챔피언스 디너 파티에서 실제로 한식 저녁 파티를 연 적이 있다. 당시 주요리로 꼬치 산적, 쌈야채, 오색밀쌈을, 후식으로는 수삼 대추단자와 인삼 캔디 등을 내놔 호평을 받았다. 지난 12년간 빠짐없이 이 대회에 출전한 한국 프로골프의 맏형 최경주(44·SK텔레콤)는 줄곧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우승하면 청국장을 대접하겠다”고 말해왔다.
올해는 지난해 우승자인 애덤 스콧(오스트레일리아)이 고향에서 가져온 바닷가재 요리와 후식으로 오스레일리아 전통 과일 파이 ‘파블로바’를 내놨다. 지난해에는 2012년 우승자인 찰 슈워젤(남아프리카공화국)이 남아공의 평범한 가정집에서 석쇠구이 방식으로 양고기, 아프리칸 소시지, 각종 해물 등을 구워먹는 요리를 선보였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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