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4일(한국시각) 열린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 2번홀에서 샷을 한 뒤 허리 통증으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애크런/AFP 연합뉴스
우즈, 아~ 옛날이여
‘허리 통증’ 브리지스톤 골프 기권
신발끈도 못 묶어…기량회복 의문
차세대 황제, 맥길로이
브리티시 이어 2주만에 또 우승
1년4개월만에 ‘세계 1위’에 올라
‘허리 통증’ 브리지스톤 골프 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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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4개월만에 ‘세계 1위’에 올라
타이거 우즈(39·미국)가 처음 ‘골프 황제’ 칭호를 얻은 게 1997년 마스터스 대회 우승 때였다. 당시 우즈는 6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대회 사상 첫 흑인 우승이자 최연소(21살), 최소타(18언더파), 2위와 최다 타수차(12타)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웠다. 당시 골프계를 주름잡던 닉 팔도(57)가 우즈한테 그린 재킷을 입혀주는 장면은 ‘새 골프 황제의 대관식’으로 표현됐다. 20년 가까이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군림했던 우즈 역시 차기 황제의 대관식을 준비할 때가 된 것일까?
우즈는 4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 파이어스톤골프장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에서 기권을 선언했다. 우즈는 “(4라운드) 2번홀 두번째 샷을 한 뒤 허리 통증이 재발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6개홀에서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를 기록했다.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코스를 떠나기 위해 골프화를 편안한 테니스화로 바꿨지만, 신발끈을 묶기 위해 허리를 굽히지 못할 정도였다. 골프 카트를 탄 뒤에도 양손으로 차량의 구조물을 잡고 허리 통증을 견디려는 안타까운 모습을 연출했다.
예전 기량 회복 여부에는 물음표가 뒤따른다. 우즈는 1996년 프로 입문 뒤 전성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목(염증)·어깨(근육)·허리(신경)·왼무릎(종양, 연골 제거, 십자인대 파열)·좌우 아킬레스건(파열·통증) 등 곳곳을 수술하며 ‘부상 병동’으로 불려왔다. 10대부터 330야드를 넘나드는 믿기 어려운 장타를 터뜨려온 피로도가 20여년간 누적된 탓으로 보인다. 특히 허리 수술 복귀 뒤 최근 3경기에서 컷 오프 탈락, 메이저대회 최저 순위(69위), 경기 도중 기권 등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우즈는 7일 개막하는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피지에이(PGA) 챔피언십을 비롯해 피지에이 투어 플레이오프, 미국-유럽 골프대항전 라이더컵(9월) 출전도 불투명한 상태다.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25·사진·북아일랜드)가 15언더파 265타로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우즈의 자리를 물려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세계 6대 프로골프투어가 공동 주최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으로 메이저대회에 버금가는 권위를 자랑한다. 2주 전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했던 매킬로이는 우즈와 함께 역대 메이저대회와 월드골프챔피언십을 연속 우승한 두 명의 선수로 기록됐다. 또 매킬로이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다시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매킬로이는 2012년 8월 이후 29주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했지만, 지난 1년여간 부진에 빠지면서 애덤 스콧(34·오스트레일리아) 등에게 정상 자리를 내줬다. 매킬로이는 “이번주 피지에이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올라 3연속 우승을 달성하겠다. 오랫동안 세계 1위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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