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이 9일(한국시각) 엘피지에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바하마/AFP 연합뉴스
LPGA 데뷔 2경기만에 우승컵
미국서도 연장 승리 ‘역전의 여왕’
한국인 시즌최다 11승 경신 기대
미국서도 연장 승리 ‘역전의 여왕’
한국인 시즌최다 11승 경신 기대
한국 여자 골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대 초반에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 두 시즌 두 자릿수 우승으로 합계 21승을 따내며 다시 위력을 떨치고 있다.
9일(한국시각) 막을 내린 엘피지에이 시즌 두 번째 대회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는 ‘새내기’ 김세영(22·미래에셋)이 우승을 차지했다. 특유의 강심장이 돋보였다. 김세영은 마지막날에만 5언더파를 때려 합계 14언더파 278타로 연장에 돌입했다. 선배 유선영(29·JDX)과 타이의 에리야 쭈타누깐을 상대로 공격적인 샷을 구사했고,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을 달성했다.
김세영은 국내에서도 ‘역전의 여왕’으로 불렸다. 2013년 롯데마트 여자오픈 마지막 홀에서 믿기 어려운 역전 이글샷으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게 계기가 됐다. 김세영은 “한국과 미국에서 이제까지 여섯 번의 연장전을 치렀는데 그중 다섯 차례를 이겼다. 오늘 플레이오프도 크게 떨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5승을 따낸 뒤 지난해 엘피지에이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개막전이던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의 매운맛을 봤지만, 두 번째 경기 만에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김세영은 “10년 전부터 꿈꿔온 엘피지에이 우승이다. 원래 목표는 톱10이었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놀랐다. 미국 투어에서 잘해서 한국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일 최나연(28·SK텔레콤)이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날 김세영의 승리로 한국 선수들은 엘피지에이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지난 시즌엔 개막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첫 승리(박인비·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를 따내고도 두 자릿수 우승(10승)을 달성했다. 미셸 위(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 한국계 동포 선수들을 더하면 한 시즌 대회의 절반인 16승을 챙겼다.
올 시즌에도 ‘골프 여제’ 타이틀을 놓치지 않고 있는 박인비(27·세계 2위)를 비롯해 유소연(25·하나금융), 이미림(25·NH투자증권) 등 정상급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20살 동갑내기 김효주(롯데), 백규정(CJ오쇼핑) 등 신인급 선수들도 돌풍을 예고하고 있어 세 시즌 연속 10승 이상과 역대 한국 선수 최다승(11승) 기록 경신이 기대되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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