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한·중투어 연기 요청…대회 무산
‘롯데 로고’ 우승자 방송중계 기피도
‘롯데 로고’ 우승자 방송중계 기피도
사드 불똥이 국내 프로골프계에도 튀었다.
한국프로골프협회(회장 양휘부·KPGA)는 22일 “오는 6월 중순 열릴 예정이던 한·중 투어 케이이비(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이 중국 쪽의 요청으로 연기됐다. 이 대회는 2018년 6월께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고 밝혔다.
협회는 “최근 중국골프협회(CGA)가 공문을 통해 ‘중국 내 중계 문제 등 양국 공동 인증대회를 치르기에는 현안이 많고,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며 연기를 요청했으며, 타이틀 스폰서인 케이이비하나은행에도 양해를 구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국이 느닷없이 대회 연기를 요청한 것은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한 보복 조처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 대회는 6월15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도 용인시 레이크사이드컨트리클럽에서 156명의 두 나라 프로골퍼(한국 71명, 중국 70명, 와일드카드 15명)가 출전한 가운데 총상금 8억원을 걸고 치러질 예정이었다. 한·중 투어는 2008년부터 3년 동안 두 나라를 오가며 6차례 개최된 바 있으며, 한국프로골프협회의 제안으로 다시 열기로 한 상황이었다.
앞서 지난 19일 중국 하이커우 하이난의 미션힐스컨트리클럽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7 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SGF67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는 롯데 로고를 단 김해림(28)이 연장전 끝에 우승했는데, 방송 중계를 맡은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고의적으로 김해림의 얼굴을 한번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아 빈축을 샀다. 이 방송사는 우승 퍼팅 때도 김해림의 발만 보여줬고, 우승을 확정지은 뒤에는 아예 먼 거리에서 화면을 잡아 김해림과 롯데 로고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김해림이 사드 터를 제공한 롯데의 후원을 받아서 생긴 일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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