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가 27일 부산 기장군 엘피지에이(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비엠더블유(BMW) 챔피언십 4라운드 9번홀(파 5)에서 버디에 성공한 뒤 캐디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27일 부산 날씨는 다소 쌀쌀했지만 화창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BMW 챔피언십)를 직접 보려는 갤러리들의 발길도 가벼워 보였다. 대회가 열린 ‘엘피지에이 인터네셔널 부산’은 부산 시내에서 꽤 떨어진 데다 일반인들은 골프장까지 도보 또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3만여 갤러리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1라운드부터 이어진 한국 선수들의 우승 경쟁은 결국 장하나(27)가 동갑내기 친구인 재미 동포 대니얼 강(27)을 연장 끝에 꺾고 2년 만에 엘피지에이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장하나는 이날 7언더파를 몰아쳤고, 대니엘 강은 8타를 줄여 4라운드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마친 뒤 연장전을 벌였다. 결국 장하나가 연장 3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겸한 이 대회 우승으로 장하나는 국내 투어 시즌 2승 고지에 올랐고 통산 우승도 12승으로 늘렸다.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3억5천만원)를 받은 장하나는 최혜진(20)을 제치고 상금랭킹 1위(11억4572만원)로 올라섰다.
2017년 엘피지에이 투어를 접고 국내 투어에 복귀한 장하나는 이번 우승으로 엘피지에이 투어 멤버십을 회복할 기회를 얻었지만 국내에 잔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하나의 우승으로 올해 엘피지에이 투어 한국인 우승은 14차례로 늘어 2015년과 2017년에 나온 최다승 기록(15승)에 1승 앞으로 다가섰다.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오른 발목 부상으로 고생한 장하나는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장하나는 대니엘 강에 3타차로 끌려가다 11번홀(파5) 이글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장하나는 우승 뒤 “오늘 긴 하루를 보냈는데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며 “11번홀 이글이 기를 살려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올해 엘피지에이 투어에서 4승을 올린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은 이번 대회를 공동 9위로 마치며 올해의 선수 수상을 확정했다. 한국 선수로는 2013년 박인비(31)와 2017년 공동 수상한 박성현(26)·유소연(28)에 이어 네 번째다.
부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