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16일 호주 아들레이드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아이에스피에스(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샷을 하고 있다. 애들레이드/EPA 연합뉴스
박인비(32)가 2년 만에 우승을 추가하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0승 고지에 올랐다.
박인비는 16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시턴의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클럽(파73·6637야드)에서 열린 엘피지에이 투어 아이에스피에스(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오버파 74타를 쳤다. 박인비는 최종합계 14언더파 278타로 2위 에이미 올슨(미국·11언더파)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상금 19만5천달러(약 2억3천만원).
박인비는 2017년 1승과 2018년 1승 이후 긴 슬럼프에 빠졌다. 2018년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 이후 무려 1년11개월 동안 무관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다시 엘피지에이 투어 정상에 복귀했다. 19번째 우승을 거둔 이후 무려 5번의 준우승 끝에 얻은 승리였다.
2008년 6월 유에스(US)오픈에서 처음 투어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통산 20승을 달성해 25승의 박세리(43·은퇴)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번째로 엘피지에이 투어 20승 관문을 돌파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20승 선수로는 통산 28번째다. 투어 통산 최다승 부문에서 로라 데이비스(57·잉글랜드), 크리스티 커(43·미국)와 함께 공동 26위가 됐다.
박인비(세계 17위)는 다음주 발표되는 세계랭킹이 좀더 상승할 것으로 보여 도쿄올림픽 출전에도 파란불을 켰다.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가 도쿄올림픽에 나가려면 6월 세계랭킹에서 세계 15위 안에 진입하고, 한국선수 중에서는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3라운드까지 15언더파 204타로 2위 조아연(12언더파 207타)를 3타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로 나섰던 박인비는 이날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지만 고비마다 침착한 플레이로 위기를 벗어나 승리를 지켰다.
박인비는 첫 홀을 보기로 시작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반면 조아연은 3번 홀(파4)에서 먼저 버디를 잡아 박인비를 1타 차로 압박했다. 그러나 박인비 역시 같은 3번 홀 버디로 응수하며 2타 차로 달아났고, 이어 4번 홀(파4) 버디로 간격을 벌리기 시작했다. 조아연은 4, 6, 7번 홀에서 연달아 보기를 적어내며 선두 경쟁에서 밀려났다.
박인비는 중반 한때 중국의 류위에게 2타 차로 쫓기기도 했으나 류위는 16·17·18번 홀에서 3연속 보기로 무너졌고, 박인비가 17번 홀(파5)에서 어려운 버디를 성공해 2위 에이미 올슨과 3타 차를 벌리면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신인상 출신인 조아연은 3라운드까지 2위를 달렸지만 마지막날 4타를 잃으며 공동 6위로 내려앉았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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