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이 9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63회 KPGA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골프협회 제공
196m 거리의 파3 17번홀. 공동선두의 희비는 여기서 갈렸다.
2부 출신의 김성현(22)이 9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 남·서 코스(파70)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63회 KPGA선수권대회에서 4라운드 3언더파 67타, 최종합계 5언더파 275타(70-65-73-67)로 역전 우승을 일궜다. 예선을 통과한 선수가 코리안투어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김성현은 1억8천만원을 챙겨 상금 순위 1위에 올랐다. 코리안투어 5년 시드에 미국프로골프(PGA) 씨제이(CJ)컵 출전권, 이 대회 영구출전 자격까지 한꺼번에 얻었다.
국가대표 출신의 김성현은 지난해 일본 무대에서 프로 데뷔했고, 코리안투어 출전권이 없어 2부에서 활동했다. 이번 대회는 3일 열린 예선을 거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는 코리안투어 두 번째 출전 만에 우승컵을 차지했다.
바람과 난코스로 선수들에게 위압감을 준 이번 대회 승부처는 17번홀(파3)이었다. 4언더파 공동 2위의 김성현은 이곳에서 티샷을 홀컵에 바짝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면서 왕정훈(25)과 함께 5언더파 공동선두로 나섰다. 이어 18번홀(파4)을 파로 막으며 경기를 끝냈다.
반면 뒤 조의 왕정훈은 17번홀 보기로 공동 2위로 떨어졌고, 심적 타격 때문인지 18번홀에서도 타수를 잃었다. 김성현을 위협할 수 있는 마지막 선수는 챔피언조의 함정우(26). 그는 합계 4언더파로 18번홀에 들어섰으나, 파로 끝내면서 김성현의 우승이 확정됐다.
김성현은 “운 좋게 예선을 통과해 우승까지 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의 많은 분이 도와주신 결과”라고 말했다. 또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압박감이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목표는 미국 무대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함정우와 지난해 신인왕 이재경(21)이 공동 2위(4언더파), 강경남(37) 등이 공동 4위(3언더파)에 올랐다. 선두로 4라운드에 나섰던 박정민(27)은 6타를 잃고 공동 14위(이븐파)가 됐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