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가 2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LPGA 트위터 갈무리
역시 골프는 멘털의 경기였다. 챔피언조에서 16번홀(18언더파)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던 해나 그린(호주). 하지만 이날 보기 없이 달려온 그린도 긴장감 탓인지 두 홀을 남겨두고 흔들렸다. 결국 17, 18번홀에서 그린은 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무너졌고, 경기를 마치고 밥을 먹고 있던 김효주(26)는 식당에서 우승 샴페인 세례를 받았다.
김효주가 2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파72·6천74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역전극을 펼치며 정상에 올랐다. 챔피언조보다 3홀 앞서 출발한 김효주는 이날 4라운드에서 버디만 8개 쓸어 담으며 8언더파 64타를 쳤고,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67-68-72-64)로 승패를 갈랐다.
2016년 2월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이후 5년 3개월 만의 엘피지에이 투어 우승. 2014년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2015년 파운더스컵을 차지했던 김효주는 엘피지에이 통산 4승째를 거뒀다. 우승상금 24만달러(2억6820만원).
지난해 국내 대회에만 집중해 2승, 상금왕을 차지했던 김효주의 승리로 한국 선수들은 박인비의 우승(기아클래식)을 포함해 올 시즌 엘피지에이 2승째를 거뒀다.
이날 선두와 5타 뒤진 9언더파로 시작한 김효주는 5번(파5), 6번(파4)과 8번(파5), 9번홀(파4)에 이어 11번(파4),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다. 또 14번(파4), 15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단독 선두가 돼 우승 꿈을 부풀렸다.
그러나 챔피언조의 박인비가 보기로 주춤하는 사이 그린이 14번홀(파4)에서 한꺼번에 2타를 줄이는 샷 이글로 공동 선두가 되면서 김효주를 위협했다. 이후 김효주는 18번홀을 파로 끝내며 경기를 마감했고, 그린은 16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합계 18언더파로 단독 선두가 됐다. 그린은 나머지 17, 18번홀을 파로 막으면 우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17번홀에서 퍼팅 실수로 보기를 범했고, 18번홀(파5)에서도 프린지에 떨어진 공을 세 번의 퍼팅으로 마무리하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연장을 준비하던 김효주는 식당에 모여 있던 선수들의 샴페인 축하 세례를 받았다.
그린이 16언더파로 2위에 올랐고, 한때 선두를 달렸던 박인비와 패티 타와타나낏(태국), 린시위(중국)가 15언더파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유소연이 6위(12언더파), 전인지는 공동 7위(11언더파).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