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짜리 딸 서윤이의 아빠인 우지원(34·울산 모비스)은 ‘코트의 황태자’로 불렸지만, 동료들 사이에선 ‘된장’으로 통했다. 말끔한 외모와 달리 소박한 성격 때문이다. 그는 시즌 초반 벤치에 앉는 시간이 길어지자 유재학 감독에게 슬며시 ‘은퇴’ 얘기를 꺼냈다. 유감독은 “무슨 은퇴냐?”며 돌려세웠고, 우지원은 이 사건 이후 1분을 뛰더라도 코트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하자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우지원이 묵은 된장같은 구수한 활약을 펼쳤다. 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06~2007 프로농구 안양 케이티엔지(KT&G)와의 경기. 우지원은 3점슛 5개를 포함해 25점을 쏟아부어 86-79의 팀승리를 이끌었다. 수비가 약하다는 평을 달고 다녔던 우지원은 튄공도 8개나 잡는 투지를 보여줬다. 우지원은 3쿼터 중반 속공 레이업과 3점슛을 연달아 터트려 58-51로 점수를 벌리며 상대의 기운을 빠지게 했다. 모비스 양동근도 ‘더블더블’(14점·10도움)로 힘을 보탰다. 선두 모비스는 2연패를 끊어 32승15패로 2위 부산 케이티에프(KTF)를 3.5경기차로 따돌렸다. 우승 매직넘버는 5경기로 줄어들었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에 턱걸이 중인 케이티앤지(21승26패)는 공동 7위(서울 SK·원주 동부)에 0.5경기차 추격을 허용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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