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아시아선수권 결승행 좌절 딛고 3위 견인
한국 남자농구가 제24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베이징올림픽 출전 불씨를 되살렸다.
한국은 5일 일본 도쿠시마 아스티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3-4위 결정전에서 카자흐스탄을 80-76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한국은 6개 대륙 지역예선에 탈락한 12개 팀이 와일드카드 3장을 놓고 겨루는 세계대회 예선 출전자격을 얻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2년 만의 올림픽 출전티켓 획득과 10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 실패했지만, 하승진(22·애넘하임 아스널)의 성장은 큰 성과로 남았다.
하승진은 전날 준결승에서 74-76, 2점 차로 아쉽게 진 뒤 울부짖듯 절규했다. 이날 생일을 맞았던 하승진은 30분간 코트를 누비며 15득점 10튄공잡기로 활약했다. 수비에선 레바논 선수들이 끝내 깨지 못한 2-3지역방어의 한 가운데 섰다. 3-4위 전에서도 두팀 최다인 25득점 7튄공잡기를 올렸다.
하승진은 꼭 1년 전, 한국에서 열린 월드바스켓볼챌린지(WBC) 때 실망스런 경기를 펼쳤다. 짧은 거리 슛이 림도 맞지 않았고, 슛 폼도 엉성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센터로서 볼을 빼주거나 돌아서는 동작이 한층 안정됐고, 훅슛과 미들슛 정확도도 한결 높아졌다.
하승진의 활약은 기록으로도 나타난다. 팀내 최다인 경기당 평균 17.3득점, 9.1튄공잡기를 올렸다. 득점은 전체 10걸, 튄공잡기는 전체 5걸 안에 드는 기록이다. 2m23 큰 키를 활용해 골밑에 서 있기 만해도 상대에게 엄청난 위압감을 줬다. 한국농구의 대들보 하승진으로선 값진 경험을 쌓은 대회였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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