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카림 벤제마가 13일(한국시각) 열린 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 첼시전 연장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뒤 감격하고 있다. 마드리드/로이터 연합뉴스
“발롱도르 경쟁도 가능하다.”
영국의 <비비시>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펄펄 나는 카림 벤제마(35·레알 마드리드)를 최근 평가한 대목이다.
벤제마는 시즌 라리가에서 24골로 2위(14골)를 크게 따돌린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2골로 2위에 자리를 잡았다.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 파리 생제르맹전(3-1), 8강 1차 첼시전(3-1)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순도 높은 그의 결정력은 13일(한국시각) 안방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8강 2차 첼시와의 경기에서 더욱 빛났다. 1차전 대승으로 여유가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첼시의 강공에 전·후반 1-3으로 뒤지며 연장 승부까지 몰렸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해결사 벤제마가 연장 전반 6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어 1·2차전 합계 5-4로 승패를 갈랐다.
비비시는 올 시즌 정점에 올라선 벤제마의 경기력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적 이후 두드러진 현상으로 분석했다. 가령 벤제마는 호날두의 보조 역할로 뛰었던 2017~2018 시즌에는 라리가에서 총 5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호날두가 떠난 이후 18~19시즌(21골), 19~20시즌(21골), 20~21시즌(23골) 등 라리가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올 시즌에는 평균 93분 만에 1골을 생산했다.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고지도 눈앞에 있다. 득점 1위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13골)가 소속한 바이에른 뮌헨이 이날 8강 2차 비야레알과의 경기에서 비겨(1-1) 탈락했기 때문이다. 벤제마는 4강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8강전 승자와 대결하는 등 앞으로 최소 2차례의 경기가 더 남았다.
비비시는 벤제마의 강점을 축구 지능, 빌드업 가담, 헌신적인 플레이, 머리와 발을 가리지 않는 결정력으로 꼽았다. 라리가에서 11개의 도움주기를 올린 것은 동료를 활용한 플레이에 뛰어난 그의 능력을 보여준다. 비비시는 “87분 동안 활약이 없다가 골 한 번 넣으면 좋아하는 선수가 있다. 나는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채 90분에 골을 넣는다면, 나 자신을 혐오할 것”이라는 그의 말을 인용했다.
호날두 이적 뒤 조연에서 주연으로 급부상하면서 책임감도 커졌다. 그는 “50~60골 넣는 선수가 있으면 도와야 한다. 그가 떠났다면 내가 한 발짝 앞서 나가고 차이를 보여야 한다. 나는 그렇게 적응했다”고 강조했다.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기고, 비니시우스 등 스피드가 좋은 측면 공격수와의 협력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득점 효율도 높아졌다.
비비시는 벤제마가 과거의 협박 메일로 유죄 평결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필드 안에서는 득점력이 넘친다. 발롱도르 경쟁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