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은퇴설’ 고개 숙인 김민재…“신중하지 못했다” 사과

29일 인스타그램에 사과문 게재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에서 훈련 중인 김민재. 대한축구협회 제공

우루과이와 평가전 직후 “대표팀보다 소속팀에 전념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국가대표 은퇴설’까지 불거졌던 김민재(나폴리)가 사과문을 올렸다.

김민재는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선 저의 발언으로 놀라셨을 선수·팬분들 죄송합니다. ‘힘들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되어 글을 올립니다”라고 시작하는 긴 글을 남겼다. 전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전(1-2 패) 이후 김민재는 믹스트존에서 “힘들다. 멘탈적으로 무너져있는 상태다. 당분간이 아니라 소속팀에 집중하고 싶다”라고 말하면서 ‘은퇴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그는 사과문에서 “저는 대표선수를 하면서 한 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 국가대표팀 경기에 선발로 출전할 때, 단 한 번도 당연시 여기지 않았고, 잔 부상이 있다는 이유로, 비행 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경기가 많아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열심히 안 한 경기가 없습니다. 모든 걸 쏟았고 죽어라 뛰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민재는 “어제의 인터뷰로 제가 태극 마크를 달고 뛴 49경기는 없어졌고, 태극 마크의 의미와 무게와 모든 것들을 모르고 가볍게 생각하는 선수가 되어버렸습니다”라며 “마냥 재밌게만 했던 대표팀에서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상태였고 멘탈적으로 무너졌다는 이야기는 경기장에서의 부담감, 나는 항상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 수비수로서 실점했을 때의 실망감, 이런 것들이 힘들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지금 제가 축복받은 선수임을 잘 인지하고 있고,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모든 부분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되었음을 알아주시고 대표 선수로서 신중하지 못한 점, 성숙하지 못한 점, 실망했을 팬·선수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항상 국가대표팀을 응원해주시고 현장에 와주시는 팬분들 감사합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앞서 지난 카타르월드컵 이후부터 김민재가 피로와 부담감에 대해 이야기를 해왔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꾸준히 면담을 해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유럽 빅리그에 진출한 김민재는 나폴리 축구의 주축으로 자리 잡아 이탈리아 세리에A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거의 전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박강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