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선수가 10일(현지시각)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3~4위전 승리 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쓰인 종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카디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IOC, 메달 보류하고 경위서 요구
관중석서 받아 사전계획 안한 듯
‘정치적 행위’ 결론땐 동메달 박탈
관중석서 받아 사전계획 안한 듯
‘정치적 행위’ 결론땐 동메달 박탈
12일 인천공항 귀국장에는 1000여명의 팬들이 몰렸다. 올림픽축구대표팀 해단식을 보려는 팬들이었다.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로 축하를 받아야 할 자리. 하지만 박종우 선수는 없었다.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 기성용 선수 등 동메달 주역들이 환영 기자회견을 했지만, 박종우에 대한 질문은 “민감한 사안”이라면서 중간에 차단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고의성 여부에 대한 판결이 날 때까지 외부활동을 자제해달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박)종우가 본의 아니게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과의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에서 이긴 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쓴 종이를 들고 승리 세리머니를 한 박종우(23·부산) 선수가 동메달을 박탈당할 위기에 몰렸다.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린 멕시코-브라질의 결승전을 지켜봤지만 경기 뒤 시상식 땐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고 라커룸에서 대기했다. 당연히 동메달도 받지 못했다.
대한체육회는 11일(현지시각) “국제올림픽위로부터 박종우에 대해 메달 수여를 보류하고, 박종우가 정치적 구호가 담긴 종이를 들고 세리머니를 한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대한축구협회에 16일까지 세리머니에 대한 진상조사서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박종우는 독도 세리머니를 사전에 계획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한-일전 때 관중석에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쓰인 종이들이 많이 보였다”며 “박종우가 승리의 기쁨에 취해 관중석에서 종이를 받아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발견해 급히 말렸지만 그 과정에서 사진이 찍힌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가 박종우가 정치적인 행위를 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면 박종우는 올림픽 동메달을 박탈당하고 병역특례 혜택도 받지 못한다.
국제올림픽위의 올림픽 헌장 50조는 “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과 기타 다른 지역에서 어떤 종류의 정치적, 종교적, 인종차별적 선전을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생떼로 한-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터여서 박종우의 행위는 ‘정치적 선전’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한편, 일본 체조 선수들이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떠올리게 하는 유니폼을 입고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받아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체조 선수들이 입은 유니폼을 보면 일장기 바탕에 햇살이 퍼지는 듯한 문양을 넣었다.
런던/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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