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시비 줄이기 위한 VAR이 되레 논란거리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비디오판독(VAR)이 벨기에-튀니지의 조별리그 G조 경기에서 또다시 사달이 났다.
23일 밤(한국시각) 러시아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두 나라 경기에서 전반 4분 벨기에 미드필더 에덴 아자르는 페널티박스 오른쪽 라인 근처에서 튀니지 수비수 시암 벤 유세프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아자르가 유세프의 태클에 걸린 지점이 라인 안쪽과 바깥쪽 가운데 어느 곳인지 불명확했다. 발은 라인 바깥쪽에, 상체는 라인 안쪽으로 기운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이르 마루포(미국)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튀니지 선수들이 즉각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지만 마루포 주심은 이를 묵살했다. 마루포 주심은 비디오판독의 도움을 받아 좀 더 정확한 판정을 내릴 수도 있었지만, 자신의 최초 판정을 고수했다. 페널티킥을 얻은 아자르는 침착하게 골문 왼쪽으로 페널티킥을 차 넣어 선제골에 성공했다.
벨기에의 선제골은 경기 흐름을 바꿔놓았다. 이미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2로 진 튀니지는 탈락 위기에 놓이자 수비 빗장을 풀고 총공세에 나섰다. 0-2로 끌려가던 전반 18분 딜런 브론의 헤딩골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이후 3골을 더 내주며 2-5로 져 사실상 16강 진출이 어려워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 비디오판독 신청 권한을 주심에게 줬다. 하지만 명백한 오심이 나오더라도, 주심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지적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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