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디지비(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 FC서울의 경기.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참 어려운 문제다.”
프로축구 한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고통분담’의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특히 선수 연봉 등은 “자발성에 달린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케이비오(KBO) 관계자도 고통을 나누는 것은 좋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의 양대 스포츠인 프로축구와 프로야구 쪽이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몰려올 것이라는 위기의식은 공유하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 1부 12개팀 가운데 상무를 빼면 모두 기업과 시도 지자체가 후원하는 형태이고, 프로야구 10개팀 대부분이 기업구단이다. 기업 경영 환경과 지자체 재정여건에 따라 직접 영향을 받는 구조다.
올해 각 프로 구단의 예산은 확정돼 있다. 하지만 월별이나 분기별로 집행될 경우 변동이 생길 수 있다. 시도 지방정부의 경우 재난지원금 수요가 급증해 산하 스포츠단 투자 여지가 줄어들었다. 코로나의 파급력이 워낙 커 올해를 잘 넘기더라도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올해 38경기에서 27경기로 줄여 시즌을 마칠 경우 1~2부 22개 구단의 매출 손실액을 575억원으로 예상했다. 선수 출전 수당 지출이 줄어들어 구단이 비용이 줄기는 하지만 수입 손실은 훨씬 크다. 프로축구연맹은 임직원의 급료 일부를 반납하는 등 고통스러운 길을 가고 있다. 지자체 재원으로 운영되는 K리그 2부 수원FC 선수들은 3천만원 이상 연봉 수령 선수들만 10%를 기부하기로 했다.
프로야구는 선수들간의 직접 접촉이 적기 때문에 다음달 무관중으로 시즌을 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구단 수익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관중 수입은 포기해야 한다. 또 고액 연봉 선수가 많은 구단일수록 속앓이는 깊어지고 있다.
김대길 축구 해설위원은 “경기 일정 축소로 인한 선수들의 고통분담은 연봉 조건이나 액수의 편차가 커서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했다.
내년 예산을 짤 때는 이해대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은 기업이나 시도 지자체를 설득할 수 있는 협상력을 키워야 하고, 구단이나 지자체는 연봉 카드를 내밀 수 있다.
선수나 구단이 제로섬이 아니라 ‘윈윈’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은 한국 프로 스포츠 구조의 독특한 특징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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