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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돌아온 아시아 스포츠축제…항저우로 태극전사 간다

등록 2023-06-15 06:00수정 2023-09-20 10:35

[항저우아시안게임 D-100일]
항저우아시안게임 주 경기장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 ‘큰 연꽃’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경기장은 28개 꽃잎 모양 구조물 등으로 구성됐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누리집 갈무리
항저우아시안게임 주 경기장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 ‘큰 연꽃’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경기장은 28개 꽃잎 모양 구조물 등으로 구성됐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누리집 갈무리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1년을 연기했던 이번 대회는 오는 9월23일부터 10월8일까지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다. ‘엔데믹’ 시대에 접어든 뒤 아시아에서 열리는 가장 큰 스포츠 축제다. 아시안게임이 짝수해가 아닌 홀수해에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항저우아시안게임은 2021년에 열리고도 2020 도쿄올림픽이라는 이름을 썼던 것처럼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축구는 ‘3연속’ 야구는 ‘4연속’ 금메달 도전

가장 눈이 쏠리는 건 최대 인기 종목인 축구와 야구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축구와 야구에서 모두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축구는 역대 5회 우승으로 이란(4회)을 제치고 최다 우승국에 올라있고,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를 모두 제패했다. 3회 연속 우승 도전이다. 야구는 정식종목으로 치러진 총 7번의 대회 중에서 5번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우승을 독차지하고 있어, 이번에 4회 연속 금메달 도전이 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살 이하 남자 축구대표팀이 중국과 방문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살 이하 남자 축구대표팀이 중국과 방문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살 이하(U-24) 남자 축구대표팀은 중국과 친선 2연전(15일·19일 저장성 진화스타디움)을 위해 지난 12일 출국했다. 이번 소집 명단에는 K리그를 대표하는 영건들이 부름을 받았다. 특히 엄원상(울산), 송민규(전북), 고영준(포항), 양현준(강원), 고재현(대구) 등 2선 공격진이 돋보인다. 유럽파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중국 현지에서 합류했다. 이강인(마요르카)이 대표팀 키플레이어가 될 확률이 큰데, 3명의 와일드카드 자리에 누가 뽑힐지도 변수다. 아시안게임 본선을 밟을 최종 22명은 대회 직전에 확정될 예정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발탁된 엔씨 다이노스 구창모. 연합뉴스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발탁된 엔씨 다이노스 구창모. 연합뉴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평균 나이가 23.24살로 프로 선수 출전이 처음 가능해진 1998년 방콕 대회(22.33살) 이후 가장 어리다. 이번 대표팀은 투수 12명, 포수 2명, 내야수 7명, 외야수 3명 등 총 24명으로 구성됐다. 25살 이하가 21명이고 와일드카드 3명(NC 구창모, 롯데 박세웅, 상무 최원준)이 포함됐다. 마산용마고 우완 투수 장현석이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이번 대표팀은 24명 중 19명이 미필이라,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많은 선수가 병역 혜택을 볼 전망이다.

우상혁(용인시청)이 지난달 9일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대학·일반부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2를 넘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상혁(용인시청)이 지난달 9일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대학·일반부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2를 넘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리에서 빛날 별들, 항저우서 군불 땐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탓에 1년 연기됐기 때문에, 2024 파리올림픽을 1년 앞두고 열린다. 올림픽을 앞두고 치르는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 특히 한국은 항저우에서 양궁 같이 전통적으로 강했던 종목은 물론 높이뛰기·수영·탁구·배드민턴 등 다양한 종목에서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된 이(e)스포츠나 파리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브레이킹에서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눈에 띄는 기대주는 높이뛰기 우상혁(용인시청)과 수영 황선우(강원도청)다. 두 선수 모두 도쿄올림픽 이후 각각 국제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우상혁은 지난달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1위를 기록했고, 황선우는 이달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61을 기록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이들을 비롯해 최근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 은메달을 차지한 신유빈(대한항공)과 올해만 6번 우승을 차지한 배드민턴 안세영(삼성생명)도 기세가 좋다. 신유빈의 경우는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된 게 전화위복이 됐다. 정상적으로 치러졌다면 부상 탓에 대회 참가가 어려웠다. ‘도쿄 3관왕’ 안산(광주여대)과 김제덕(예천군청) 또한 양궁에서 금메달을 조준한다.

페이커 이상혁(T1)이 지난 4월9일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3 엘시케이(LCK) 스프링 결승전 젠지(Gen.G)와 경기를 앞두고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페이커 이상혁(T1)이 지난 4월9일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3 엘시케이(LCK) 스프링 결승전 젠지(Gen.G)와 경기를 앞두고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한판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두 팀은 이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열렸던 2018년 대회 결승에서 맞붙었는데, 그때는 중국이 한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열린 종목 최고 대회인 롤드컵(월드챔피언십)에서 한국팀이 우승·준우승을 모두 차지한 데다 이번 대표팀은 페이커 이상혁(T1)과 쵸비 정지훈(젠지) 등 명성과 실력을 두루 갖춘 선수들이 팀으로 나선다. 이달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댄스스포츠연맹(WDSF) 인터내셔널시리즈에서 입상(동메달)한 전지예(프레시벨라)도 눈에 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마스코트 천천(왼쪽부터), 충충, 롄롄이 지난 4월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홍보 행사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항저우아시안게임 마스코트 천천(왼쪽부터), 충충, 롄롄이 지난 4월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홍보 행사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목표는 종합 ‘2위’…북한·러시아 참가도 관심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종합 2위 탈환을 노린다. 한국은 2002년 부산을 시작으로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까지 잇달아 종합 2위에 올랐지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는 종합 3위(금 49·은 58·동 70)에 머물렀다. 당시 한국은 일본(금 75·은 56·동 74)보다 금메달 29개를 덜 땄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는 총 40개 정식 종목(61개 세부 종목)에서 금메달 483개가 걸려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북한이 세계 스포츠 무대에 다시 복귀할 가능성도 크다. 북한은 앞서 2020 도쿄올림픽과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에 연달아 불참했다. 2020년 도쿄 대회 당시 북한이 코로나19 차단과 선수 보호를 이유로 불참을 결정했는데,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2년까지 북한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자격을 정지하고 대회 참가를 금지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소속 선수들도 대회에 참가할 확률이 높다. 앞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지난 1월30일 45개 회원국에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을 초청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소속도 아니다. 평의회는 이들이 대회에 참가하기는 하지만, 메달과 성적은 공식기록으로 남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희 박강수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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